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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용이형에게 레몬때문이다. 아침에 찔끔, 출근길에 누군가는 보았을 내 눈물은... 레몬때문이다. 레몬은 구연산을 지 몸의 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과일로 무지 시다. 그 신 맛을 담은 음료를 난 오늘 전철역옆의 편의점에서 사서 헐렁한 코트 주머니에 끼고 목이 탈 때마다 한 모금씩 들이부었다. 그 생경스러운 신맛은 눈을 깜짝거리게하고, 적어도 한 번은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레몬때문이다. 레몬을 아주 조금은 먹었을 눈물은 적당히 짭잘하다. 그가 나를 보고 친구란다. 나보다 네살이나 많은 그는 나와는 대학동창이다. 나는 그보다 한 발 먼저 야학이란 곳에 들어섰지만, 그가 더 그곳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는 남았고 나는 떠났다. 한참을 떠나서 있다가는 가끔은 그를 만났다. 내가 그를 부르는 일은 없었는데, 고맙게도 그는 사.. 더보기
아버지의 정원 아버진 어머니와 시골에 계신다. 시골에 내려가신 지는 아직 10년이 안되었던가... 본래 처가집인 천안 광덕에서 아버진 '기러기'로 알려진 머스코비라는 식용조류를 키우셨다. 헌데 짐승 키우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또 잘 키웠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든 팔아야 먹고 살 텐데, 판로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결국 몇 번의 폭설과 부화장의 화재로 기러기 농장을 접으셨다. 그리고 몇년은 삼백초 같은 약초와 고추 같은 농작물을 키우기도 하고 간간히 동네 땅을 소개해주고 구전을 받기도 하셨다. 요즘은 딱히 농사도 다른 소일거리도 없다보니 얼마전부터 틈틈히 가꿔놓은 정원에 동물상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개집 옆에 만들어 놓은 개. 얼마전 특정 종교의 사람들이 왔다가는 이 개상을 보고 마당.. 더보기
일상다반사, 어제의 주행기(酒行記) 소주사줘... 친구의 메신저가 또로롱 올랐다. 1차만 한다면... 나는 답했고, 이후 저녁이 되어 녀석과 만났다. 뭐 먹을까? 종로3가에 수육전골이 있고, 다동쪽 가면 스테이크에 소세지 볶어주는 곳이 있어, 아니면 청파동에 돼지막창 파는 곳이 있는데, 너 대구막창 먹어봤니? 난 안먹어봤는데 먹어보고 싶다. 뭐 멀리 가기 그러면 저쪽으로 가면 감자탕 파는 곳도 있어. 뭐 먹을까... 니가 골라라. 난 수다스럽게도 녀석에게 제안을 했고, 녀석은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수육전골 먹으러 가자. 했다. 종로로 가려면 전철을 타는 것이 편했다. 근데 녀석은 걸어가자 한다. 종로까지? 그랬더니 뭐 멀지도 않잖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 뭐, 그러자. 해서 둘은 시청에서 종로까지 걷기로 했다. 지하보도로 가려는 .. 더보기
거미, 집을 보수하다 언제부터 이런 노란 거미가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릴 적에 이런 거미는 보지못한 것 같은데 말이지... 그저 시커멓거나 작그마한 거미들이었는데... 이렇게 컬러풀하고 큰 거미는 본 기억이 없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아버지가 시골로 내려오고 다시 이곳을 찾기 시작한 때부터 보인단 말이지...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내 어릴 적엔 본 기억은 없어... 없어... 그랬거나 말거나 거미는 비가 그치고 늦지만 더운 햇볕이 나자 집을 보수하기 시작했어... 열심히 똥꼬에서 실을 뽑아서 말이지... 더보기
영차 영차... 영차 영차... 내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있을 것이다. 더보기
추석, 보름달 그리고 아내 예전에 소보루빵이라고 곰보빵이 있었다. 또 보름달이란 빵도 있었고... 그 두 가지빵을 적당히 섞어놓으면 사진과 같은 달이 생길 것 같다. 이미 자랄만큼 자라서 이제 늙을 일만 남은 나이의 남자는 추석이 즐겁지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명절 전날 오랜만에 만난 사촌형제들과 즐겁게 놀며 술도 마시고 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제 식구들 챙기기에 바쁘고 차례를 지내자 마자 처가집 가기에 바쁘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으며, 아내의 피곤한 투정을 받아내야하는 동시대를 사는 남편들과도 다르지 않다. 다행이지만, 결혼 후 몇 번의 명절을 보낸 아내는 이젠 이력이 생겼는지, 어느 때보다도 더 힘들인 이번 추석 별다른 투정을 하지않아 고맙다. 달덩이 같은 얼굴을 가진 아내가 고마워 내일은 휴가를 냈다. 모레 글피까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