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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꽁사원은 앞서의 '쁘레아 꼬'와 마찬가지로 인드라바르만1세가 지은 것으로, 쁘레아 꼬의 경우 조상의 위패를 모심을 겸한 사원이었지만, 바꽁사원은 제대로 시바신에게 헌정된 힌두사원이다.
바꽁은 크메르 제국 최초의 산형(山型)사원, 즉 피라미드형 사원으로 앙코르왓은 물론 이후 생겨지는 많은 사원의 원형이 되었다.
해자를 가르는 중앙로에 서있는 나가 난간. 머리가 일곱개 달린 물의 신,정령이다. 멀리가 닳고 없어진 것에서 무수한 세월이 흘렀음을 알 수 있다.
사실 해자의 물은 맑지 못하다. 하지만 이렇게 멀리 떨어져 보면 언제나 푸른 하늘을 머금고 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중앙의 성소는 시바신이 산다는 메루산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바로 저곳이 우주의 중심이자 천계인 셈이다. 비로소 나는 천계를 향하는가?
바꽁에서도 역시 라테라이트 벽돌을 만날 수 있었다. 벽돌 사이를 비짚고 나온 파란 풀들에서 치열하고 신기한 생명력을 느낀다.
바꽁 사원 안에 있는 지금의 사원. 파스텔 색조의 지붕이 어쩌면 그림같다.
사원 맞은 편의 학당? 스님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무너진 사원의 구조물. 이미 기둥의 무늬는 닳아 없어져 있다. 멀리 화장터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인다.
바꽁에도 시바신의 탈것 난디가 있다.
어디서 어떻게 떨어져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돌부속들.
바꽁에는 이와 같은 벽돌탑이 8개가 있었다고 한다. 네 방향에 두 개씩, 마치 중앙 사원을 호위하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벽돌탑 입구의 상인방 부조는 쁘레아 꼬에서도 본 듯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역시 석회질로 되어 있다.
이제 저 천계를 향하여...
알수 없는 덩굴줄기가 가리키는 저 끝에...
시바신이 살고 있다는 메루가 거기 있다.
정상을 향하는 계단의 양 옆에는 사자상이 지키고 서 있다.
어떤 놈은 겨우 서있기만 할 뿐, 사자인지 강아진지 알 수 없는 몰골인 경우도 있다.
떨어져 나간 사자의 갈기 조각.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어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 하다. 그저 낯선 장소로의 이동으로 생기는 긴장감일지언정 이런 곳에서 신을 느낀다면 또 어떤가. 착각일지라도 말이다.
총 6개층 중 아래 3층의 모서리 부근에 있는 동물상. 닳아 없어진 형태를 보아 코끼리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유추된다.
아래서 보는 정상의 모습은 확실히 천계를 상상하게 한다. 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돌탑의 모습은 과연 그렇다.
4층에는 이와 같은 돌탑이 12개가 각 방향에 두 개씩, 네 모서리에 1개씩 해서 총 12개가 서 있다. 이런 탑 하나 쌓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을 텐데...
아이들은 놀이터마냥 즐겁게 이리저리로 뛰어다닌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에겐 큰 놀이터에 지나지 않을 법도 하다. 술래잡기를 하더라도 다방구를 하더라도 충분한 크기일 테니 말이다.
정상의 성소탑에는 어떤 아우라가 느껴진다. 그것은 앙코르왓의 정상에서 보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최초 바꽁의 중앙탑은 이와 같은 모양이 아니었다고 한다. 현재의 탑 모양은 앙코르왓이 세워진 이후 12세기 야소바르만2세 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중앙 성소탑은 앙코르왓의 모양을 따른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터만 남은 벽돌탑의 흔적.
중앙탑의 웅장한 모습.
무엇인가를 기억하고 있을 벽면 부조.
탑 상부의 부조 원숭이인 듯한 동물의 표정이 귀엽다.
난생 처음으로 올라보는 산형 구조물의 정상. 높이야 아주 나즈막한 동네 야산에도 못미치지만 심정은 그 이상의 천상의 세계를 다녀온 느낌이었다. 그것은 내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성당이나 교회 혹은 절에 갔을 때 느껴지는 경건함이나 고요함, 아늑함, 평안함 같은 것들이다. 거기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찾아볼 수 없는 어떤 절대 신들의 세계가 분명 있는 듯 했다. 그것이 어쩌면 착각일지라도 다른 어느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매우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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