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오전은 앙코르왓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드디어 앙코르왓을 보게 되는구나... 전날 반띠아이 쓰레이를 가는 길에 보았던 넓은 해자를 보고 내 가슴은 얼마나 두근거렸던가. 소문으로만 듣던 어느 선인을 만나듯 맘은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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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담은 해자 - 씨엠립 어디에서고 고여있는 물은 언제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그 크기만큼 담고 있었다.


크메르제국의 왕 수리야바르만2세는 이 땅에선 부러울 것이 없었을 것이다. 세상은 평화로왔고 국민들도 왕을 칭송했을 것이다. 왕은 비슈누에가 바칠 사원을 짓기 시작했고 국민들은 왕의 업적을 기리며 사원에 노동을 기꺼이 제공했다. 어쩌면 왕은 스스로가 신이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살아서의 세상에선 더 이룰 것이 없었던 왕에게 죽어서 신으로 받들여지기 위해 자신의 사원을 지었을거란 추측은 그리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왕은 30년동안 사원을 지었고, 사원의 제일 높은 곳에 왕이 묻혔다. 그리고 그 왕의 사원은 이후로 천년에 가까운 세월속을 왕의 비밀을 봉인한 채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비밀을 간직한 사원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왠지 이 사원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레인보우의 'Temple of the King'이란 노래도 생각나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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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엔 보트를 탄 사원관리인인 듯한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영화 '툼레이더'에선 라라 역의 안젤리나 졸리가 따쁘롬 사원에서 도망을 쳐 배를 타고 해자를 건너 앙코르왓에 당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속에선 해자가 아닌 강처럼 비춰지고 마치 크메르제국이 융성할 때의 풍경처럼 왕코르왓은 살아있는 사원도시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많은 승려들이 수행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말이다. 물론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하고서 봐도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어쩌면 그 어느 멀었던 날의 모습도 그러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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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를 건너 당도한 앙코르왓의 중앙탑문 입구(고푸라). 입구는 모두 다섯개가 있어 정중앙의 입구는 보통 사람은 드나들 수 없는 왕의 문이었다.  그리고 좌우의 다음 문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 그 바깥의 두 문은 마소 등 동물이나 수레가 드나드는 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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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상부에 새겨진 부조. 여태의 사원부조가 그랬듯이 역시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닳고 훼손되어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없음이 아쉽고 아쉬울 따름이다.


앙코르왓은 본래 힌두 사원이었으나 크메르 제국이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후에 불교사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전히 힌두신이 모셔져 있고 그들에게 기원을 한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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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또 하나가 '화양연화'이다. 인생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을 묻어두려는 양조위(극중 챠오)가 찾았던 곳이 앙코르왓이었다. 그는 비밀이 봉인된 이 사원에 그의 비밀을 역시 봉인해두었다. 양조위는 아마도 영원히 그 기억을 묻어버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왜? 기억하면 보고싶을 때니까...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심정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아픈 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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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문에서 이렇게 앙코르왓을 바라보는 일도 왠지 멋스럽다. 실루엣으로 중앙성소의 반듯한 모습이 보인다.  '화양연화'의 챠오는 이 길을 지나 비밀을 묻고 돌아나온다.

오전이지만 사람들이 많아 영화에서처럼 고즈넉한 사원의 분위기가 전혀 나오진 않았다. 이미 관광지가 되어버린 곳에서 무엇을 바라겠는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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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 바라본 중앙탑문. 테라스의 난간은 분명 나가신이었을 것인데 이미 닳고달아 그 흔적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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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본 다음 입구. 이곳을 통하여 일반 사람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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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문을 빠져 나오면 이와 같이 멀리 사원이 보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뭔가 소중한 것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오전이지만 날은 환장하게 무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루룩... 하지만 무언가 알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듯 사원을 향하여 걷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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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원경과 전경을 관람할 수 있는 앙코르벌룬. 앙코르왓으로부터 서쪽으로 1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 있다. 그저 아래에서 위로 오르락내리락 할 뿐이지만 앙코르왓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사원과 비슷한 높이에서 중앙성소의 일출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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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엔가 제자리에서 본분을 다하고 있었을 도서관 부속물들. 멀리 보이는 사원에 붙어있는 파란 천막이 어쩌면 청테이프처럼 보여 당황스럽다. 뭐냐... 사진발 안서게스리...

잔디밭에는 개미가 많았다. 많이 물리긴하였는데 붓거나 하진 않았다. 피부가 괘히 예민한 편인데 좀 의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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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바라본 도서관의 모습. 중앙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도서관을 지나면 역시 도서관 건물과 사원담 사이에 연못이 있다. 우기철에는 연못에 물이 가득하여 수면에 비치는 사원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아래는 연못가에서 바라본 도서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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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와 같은 앙코르왓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난 몰랐을 때는 이것이 해자에 비친 앙코르왓인줄로만 알았으나 조금 생각하면 해자가 바깥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이런 이미지가 나오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연못의 존재로 의문을 해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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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연못에는 물이 적다. 이와 같이 중앙로 좌우측에 연못이 있어 수면에 비친 앙코르왓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선택을 잘 하거나 양쪽다 가볼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내가 가본 우측의(사원을 바라보았을 때) 연못은 물이 적은데다 높게 자란 팜나무가 성소탑 사이를 가르게 되는 이미지가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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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구글맵을 캡쳐한 이미지로 주위에 둘러싼 사원도시 앙코르왓을 둘러싼 해자가 보이고 한가운데가 중앙성소. 좌측으로 중앙로가 보이고 그 아래 위로 연못이 두 개 보인다. 아래가 아까 말한 우측 물이 적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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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크게 보자. 보시다시피 아래의 우측 연못은 물이 적고 팜나무가 가리는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이 발걸음이 위쪽의 좌측 연못에 비해 적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중간중간 밝게 줄이 가 있는 것이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화살표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를 가리킨다. 그나저나 구글맵 대단하군...... 앙코르왓의 전경을 책상에서 이렇게 관람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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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되는 알수 없는, 하지만 사자로 추측되는 동물상. 왕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한 듯 그들은 천년을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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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안뜰. 사원은 3단계로 구분되어지는데 1층인 이곳은 미물계로 분류된다. 저기 보이는 2층은 계단을 통하여 오를 수 있는데 인간계를 의미한다. 인간계인 2층엔 앙코르왓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방대한 회랑(갤러리)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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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인 2층을 오르는 계단.

눈에 보이는 것은 낯선 질감의 돌로 지어진 사원과 파란 하늘과 초록의 땅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런 생경스러운 풍경에서 점점 신계로 다가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정말이지 너무 개미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 계단을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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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돌탑이 쌓이고 있었다. 기원의 의식은 나라와는 상관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어느 우리네 사람이 시작했던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별로 중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전설과 비밀을 봉인한 신의 공간에서 그저 미약한 사람들이 행하고 기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위안은 충분치 않겠는가.






Posted by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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