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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앙코르이야기

[앙코르왓] 지뢰박물관, 아키라는 아직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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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의 관문도시 시엠립의 근교에 있는 지뢰박물관은 크메르루즈의 일원이었던 '아키라'라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애초에 박물관을 만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폴포트 정권에 의해 부모님을 잃은 아키라는 10살부터 총을 들고 다른 파벌과 싸웠다. 그는 이후 20년을 지뢰나 폭탄 같은 군수품을 다루면서 지뢰를 익혔다. 그후 UNTAC(United Nations Transitional Authority of Cambodia ; 유엔 캄보디아 과도행정기구)에 가입하면서 지뢰제거 훈련임무를 수행하였고, 이후 UN이 떠난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지뢰제거를 해왔다.
 
그는 제거한 지뢰들을 시엠립의 땅에 판자로 막사와 망루를 지어 보관을 하기 시작했고, 1998년 앙코르왓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공개를 하면서 지금의 지뢰박물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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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기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와 같은 모습이었다(2007년 3월)


지뢰박물관은 애초에는 기부금을 받아 운영해왔다. 지뢰박물관은 단순히 폭탄물을 전시해놓은 것 외에도 지뢰사고로 인해 몸의 일부를 잃은 아이들의 구조센터 역할도 해왔기에  자선 기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현대식의 건물에 옮겨지면서 1불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가이드는 운영자인 아키라가 돈맛을 알았다는 안좋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했지만, 새롭게 박물관을 열고 기존 구조센터를 더 나은 환경으로 운영을 하려한다면 자금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내가 본 적은 없는 사람이지만, 단순한 악의적인 소문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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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입구의 좌우로 도열해 있는 미사일. 대전차 포탄 쯤 될려나... 에라 잘 모르겠다. 입구 옆에는 박물관의 내력이 일본말과 한국말로 적혀있는 판넬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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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로부터 지뢰박물관 관계자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CLMMRF는 Cambodian LandMine Museum Relief Fund를 말한다. 캐나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공식적인 국제 NG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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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박물관은 입구를 포함 이와 같은 건물 네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마다 난간이 있는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각 동마다 지뢰와 각종 포탄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으나, 아직은 여러가지로 미숙해보이는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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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티셔츠와 책자 그리고 옷가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들이 누워 TV를 보고 있길래 처음엔 뭔가 했다. 아이들은 관람객들이 들어오든 말든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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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엔 유럽쪽의 외국인이 많이 보였는데, 매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전시된 여러가지 물건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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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는 이미 유명 인사가 된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세상의 많은 매스컴에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저기에 적혀진 문구가 언제나 그의 가슴에서 떠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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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똑같이 생긴 네 개의 동을 도는 데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몇 번의 기념사진과 전시물 관람. 또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흥미는 이내 사라진다. 게다가 우리는 근현대사에 있어 큰 전쟁과 내전 못지않은 항쟁이 수 회 있었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미 많은 처참함을 가슴에 담고 사는 민족이다. 우리에게는 이 박물관에 수백 수천배에 달할지도 모를 전쟁기념관도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너무 싱거워서 괜히 왔다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후 여러 유적지에서 볼 많은 수의 지뢰피해자 악단의 모습을 보고 나면 아키라와 그의 친구들이 한 행적이 얼마나 수고스럽고 고마운 일이었는지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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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것들이 수많은 앙코르의 유적들을 파괴하지 않았을까? 조상이 만든 빛나는 유적을 그들의 후손은 망가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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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지뢰와 폭탄들은 마치 레고블럭으로 쌓아놓은 어떤 지형처럼 보인다. 어쩌면 평생 볼 지뢰를 여기서 한 꺼번에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캄보디아의 정글에는 제거하지 못한 이런 지뢰가 많이 있다고 하니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인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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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돌아본 지뢰박물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이미 알고 있던 터라 그다지 큰 감명을 얻지는 못했다. 따지고 보면 고작해야 고철덩어리와 플라스틱 덩어리일 뿐이니 말이다. 새로 지었다는 박물관의 규모 역시 실망스러웠지만, 아직은 다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와트마이와 더불어 캄보디아의 비극을 증거하는 몇 개 안되는 곳이라는 점으로 볼 때 지뢰박물관의 방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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