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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앙코르이야기

[앙코르왓] 붉은 노을을 닮은 반띠아이쓰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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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앙코르 제국의 유적 관광이 시작되었다. 유적을 관람하는 날은 총 3일. 무려 1,800 개의 사원중 이름난 유명한 몇 가지의 사원과 유적을 돌아보기 위해 사용되는 시간으론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일 테지만 일단 이번 여행은 남들 다하는 손쉬운 관광으로 대충 알아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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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적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1일권은 20달러, 3일권은 40달러, 7일권은 60달러이다. 3일권과 7일권은 사진 필요한데, 매표소 출입구에서 디지털 촬영을 해준다.



첫 목적지인 반띠아이쓰레이(Banteay Srey)는 10세기 후반에 지어진 흰두 사원으로 왕(라젠드라바르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붉은 사암으로 지어진 데다 아름답고 정교한 부조로 유명하다. 과연 붉은 사원 반띠아이 쓰레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미 사진으로 보았지만 머리 속으로 구현되는 모습은 하나도 없었다.

앗! 해자다!



어느 순간인지 모르게 벤츠 이름을 단 이스타나는 앙코르왓의 해자를 지나고 있었다. 해자는 성이나 사원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못을 말하는 것으로 앙코르왓의 해자는 마치 작은 강과도 같았다. 누가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희한하게 난 그것이 앙코르왓의 해자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여기서 저렇게 큰 해자를 가진 사원은 앙코르왓밖에 없을 테니까. 저 안에 왕의 사원이 있다. 신전이 있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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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정도를 더 달렸을까? 우리 일행은 관광버스가 서있고 우산을 든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붉은 사원의 입구에 다다랐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그림처럼 떠있고 그 아래 붉은 석조 건물이 곱게 서 있었다. 반띠아이 쓰레이... 붉은 사암... 여신은 어디에? 어디서 주워 들은 바는 있어서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여신상부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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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띠아이 스레이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부조로 이름난 희두 사원이다. 때문에 새겨진 조각에는 힌두의 서사시 라마야나를 상징하고 있다. 입구의 상단의 부조. 좌우로 물의 정령인 뱀신 '나가'가 새겨져 있고 그 안에는 화염을 형상화한 듯한 조각과 중앙엔 머리가 세 개 달린 코끼리를 타고 있는  힌두신 '인드라'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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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나자 긴 통로가 우리를 맞이했다. 통로의 양 옆에는 끝이 꽃순의 모양을 한 기둥이 줄지어 서 있었고, 좀더 바깥으론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진 석조 기둥이 번듯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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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뭉툭한 끝을 가진 돌기둥은 힌두 남신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만 만지고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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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체와 기초를 이루는 라테라이트 벽돌. 이것은 땅에선 진흙처럼 부드럽지만 밖으로 나와 공기와 맞닿으면 수분과 흙속의 공기가 빠지면서 이와 같은 공백이 생기고 돌보다도 더 단단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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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워 고개를 돌리니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도착했다. 한국이거나 중국이거나 태국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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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원의 창의 모습이 난 마음에 든다. 마치 액자를 보는 듯 하고 단조롭지만 우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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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까와는 반대로 힌두 여신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여기서는 물이 흘러 아래로 흘렀다고 한다. 물론 이번엔 남자들보고 만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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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로 둘러싸인 사원의 본체. 물은 거의 말라 작은 물웅덩이만 양쪽에 조금 고여 있다. 적갈색의 사원과 녹색의 수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색채감이 참으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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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입구. 반띠아이 쓰레이는 기둥과 벽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아름답고 정교한 조각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프랑스 식민시절 문화부장관이 이 조각들을 도굴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나마 유실이 적은 사원이 이 반띠아이 쓰레이라고 하나 입구부터 부서져 조각을 잃은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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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와도 같은 문. 이 문을 통과할 때면 뭐가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문의 안쪽은 어떤 모양이든지 그림같다. 액자속의 액자 안으로 사원의 본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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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본당의 내부는 들어갈 수 없게 줄을 쳐놓았다. 대개의 서양 외국인들은 자유여행객들이다. 우리나 중국 혹은 태국의 여행객들처럼 우루루 왔다가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는 시간에 쫒겨 우루루 나가거나 하지 않고 구경하다가 그늘에서 쉬다가 구경하다 하는 식으로 여유있게 관람을 했다. 내게도 저런 여유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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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안쪽의 모습. 반띠아이 쓰레이는 좀 과장하자면 노을을 닮았다. 기본적으로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거기에 바래고 풍화작용으로 인하여 울긋불긋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색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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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끝자리에 자리한 사당 삼형제. 힌두 신들에게 바쳐진 것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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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각각의 건물을 돌며 그 입구의 상단에 새겨진 힌두 신화의 내용을 설명을 해주었지만, 사진을 찍느라 주의깊게 듣지 못하여 다 잊어버렸다. 딱히 교인이 아닌 이상 크게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사진으로나마 사원의 모습으로 보는 지금은 약간의 답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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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따져 생각을 해보니 여지껏 이처럼 거대하고 아름다운 조각품을 생눈으로 본 일이 나는 없었다. 혹시라도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이곳에 있었다면 신들의 세계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소란스러움에 난 열심히 사진만 찍고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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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몇 사람이 이런 일을 해낼 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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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 인드라가 숲속에 비를 내리고 있다. 빗줄기의 중앙엔 빗속을 뚫고 하늘로 향하는 물의 정령 나가가 보이고, 그 아래 숲으로 여러 가지의 동물들이 비를 맞이하고 있다.  그 중앙엔 비슈누의 화신 크리슈나와 그의 형제인 바라라마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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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세 개 달린 코끼리를 타고 있는 하늘의 신 인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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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고 있는 숲속의 동물들과 크리슈나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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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상부 모퉁이를 장식하고 있는 물의 신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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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모퉁이에 매우 입체적으로 새겨진 알 수 없는 이 조각상이 왠지 난 끌렸다. 악마의 형상을 한 머리에 비교적 귀엽게 생긴 몸뚱아리. 번쩍 치켜올린 앙징맞은 손. 뭔가 위협적인 표정을 짓고 있지만 실상 내겐 그렇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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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 입구의 양쪽으로 새겨진 여신상. 매끈하게 흘러내리는 바디라인과 풍만한 가슴. 하지만 나는 정교하게 새겨진 주변의 무늬가 더 아름답게 여겨졌다. 아마도 여신상이 훼손된 탓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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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보이는 남신상. 여신상에 비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남신을 받치고 있는 저 짝둥만한 동물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몸체. 완소 남신이다. 신기한 것은 안쪽 기둥면을 제외하면 어디 하나 빈틈없이 조각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이 많은 것들을 새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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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것. 무녀진 담체를 지지대로 겨우 지탱하고 있다. 복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매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대서야 어떻게 온전하게 세월을 버텨낼 수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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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가득한 연잎으로 파란 하늘과 사원을 담은 해자를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없다. 실상 물은 황토빛의 혼탁한 물인데 조금만 거리를 벗어나면 물은 파란 하늘을 머금고 있다.




욕심같아서는 하루 정도는 꼬박, 아니 한 나절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후로 볼 것들이 무엇인지 당시로는 알지 못했지만 반띠아이 쓰레이는 기대했던 바에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떠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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