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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통영이야기

[통영] 미래사를 통하여 미륵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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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미래사는 가볼 생각도 못한 곳이었다. 케이블카는 마침 불통이었고, 용화사를 통해 미륵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달아공원을 가는 길, 산양일주도로의 바다편으로 가파른 오르막이 있는데 미래사로 오르는 길이었다. 절이 높은 곳이 있으니 바다가 내려다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차로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미래사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 그렇지만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길의 꺽임도 장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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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도착해서 보니 바다가 내려다 보이기는커녕 수풀로 둘러싸여 있었다. 미래사를 찾으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주차장, 그리고 불영담이라는 아담한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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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담은 지르는 다리 자항교. 다리를 건너면 사리탑이 모셔져 있는 부도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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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기둥엔 코끼리가 하나씩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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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는 미륵도 미륵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미륵의 섬에 미륵불이 오실 절이라는 의미로 미래사(彌來寺)라 지었다고 한다. 사진은 미래사의 대웅전으로 아담하며, 마당의 조경이 잘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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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좌측 안쪽에 지어져 있는 범종루는 1993년에 창건되었다 한다. 특이한 것은 위에서 보면 아(亞)형으로 지어져 있다는 것.

미래사는 앞서 다녀온 용화사와 비교해서도 작은 절이다. 하지만 정방형으로 잘 배치된 구조와 잘 가꾸어진 조경으로 얌전하고 깔끔한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스님이라도 나오신다면 함부로 말도 못 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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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루에서 바라본 대웅전. 보이는 처마는 자항선원. 대웅전앞에 보이는 석탑에는 효봉스님과 함께 미래사를 창건하신 구산스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워낙에 작은 절이라 오래 두고 보지는 못하였다. 게다가 나는 바다라도 내려다 볼 마음으로 산길을 오르지 않았던가? 한 스님이 밥을 짓고 계시길래, 미래사 정문인 삼회문 우측으로 난 길을 물으니,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며, 한 30분 걸린다고 했다. 산길이라 힘들 테지만 정상에 오르는 데 고작 30분이라니 안 오르고 그냥 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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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한 묘소. 나주 정씨 성을 가진 사람의 묘였는데, 하늘도 안좋고 해지기 전에 내려와야 할 것 같아서 길을 서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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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부근에 이르자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무 계단은 용화사로 가거나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는 길과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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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자 가슴이 탁 트임을 느꼈다. 가뿐 숨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맑은 날이면 이리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전경사진이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사진 너머의 풍경은 희뿌옇게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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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 어느 섬인지 분간이 어려웠다. 당연할 것이 나는 이제 처음이 아니던가. 그래도 미륵산 정상을 밟아보았다는 것에 난 스스로 기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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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아랫마을 야솟골의 다랭이논. 경사진 비탈에 계단식으로 층층이 만들어진 논으로 마치 오래된 거미줄을 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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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도, 연대도 방향. 그저 또다른 운무 속의 산봉우리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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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까마귀는 보기가 안좋을 뿐이지 여간해서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마친 까악까 대며 까마귀 한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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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약간의 윤곽이 보이는 것이 추도이다. 가까이 좌측으로 보이는 섬은 곤리도. 뭐 그렇다고 내가 안다는 것은 아니고, 전경과 비교해보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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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안좋고 절 주차장에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내려가야 했다. 해가 져도 제대로 낙조를 볼 수 있을까만 그래도 어찌 될지 모르니 달아공원으로 가야했다.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빨랐으나 다리가 풀려 조금은 위험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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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분을 내려왔을까... 나무사이로 멀리 보이는 미래사의 卍자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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