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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제주이야기

[제주] 자연이 만든 식물원 산굼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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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제주를 다녀왔었다. 제주는 그때가 네번째 방문이었는데, 그전엔 사실 여행지를 제대로 둘러볼 기회는 많지가 않았다. 첫 번째 방문은 대학 수학여행이었는데, 그저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기에 바빠 마시고 노는데만 치중을 하였고, 두 번째는 신혼여행으로 렌트카를 타고 돌아다니느라 알지도 못하고 시간도 없어 몇 군데 돌아보지 못했다. 세번째는 회사 웤샵으로 역시 여행보다는 일이었기에 무엇을 알아본다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었고, 어찌하다 한국관광공사의 구석구석 이벤트에 달려들어 다행히도 선정이 되어 네 번째 방문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네 번째 제주여행은 개인적으로 추억으로 떠올리게 하는 여행이었다.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대학 수학여행 때의 일정과 겹친 몇 군데의 여행지에서 그때 같이 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잠시 추억 속에서 마음이 흐뭇했다.

두 번째로 이전엔 알지 못했던 의미있는 여행지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상 익히 알고 있는 곳이나 유명한 곳에만 치중하여 다니기가 십상인데, 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곳을 만났다는 기쁨과 설렘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세 번째는 제주의 재발견이란 것이다. 우리는 때만 되면, 여유만 있으면 물건너 해외여행을 나가려고만 한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제주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가꾸고 보존하여 유지시키면서, 바깥에 알려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뭐 그밖에도 느낀 점을 말한다면 주저리주저리 할 이야기가 더 있겠지만서도, 대충 줄이고 일정에 따라 구석구석 여행단이 들른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제주 구석구석의 첫일정은 '산굼부리'였다. 산굼부리는 제주 오름의 하나로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마르'형 분화구란다. 여기서 마르란 분화구의 둘레가 둥근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화구를 뜻한다. 화산활동이 시작한 초기에는 짧은 시간의 미약한 폭발만이 일어나고 활동이 중지되면서 형성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름의 경사가 높지 않고 완만한 언덕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산굼부리에는 다양한 식물군이 존재하며 그렇기에 자연의 식물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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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 매표소를 지나자 완만한 경사를 지닌 오르막길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우측으로난 억새밭으로 갔지만, 전생에 청개구리인지도 모를 난 잘 닦아놓은 포장길에 올라섰다. 길의 우측으론 넓게 퍼져있는 억새밭이, 좌측으로 역시 넓은 들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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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걸어올라가면 산굼부리 정상에 오른다. 빨간 글자와 파란 하늘이 대조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고,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찍기에 바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다 돌아보려면 바삐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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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의 분화구. 다행이 날씨가 아주 좋아 파란 하늘과 밝은 햇살 아래 녹색의 나무와 풀이 제 빗깔을 뽐내고 있다. 사진을 보면 알수 있듯이 한눈에도 여러 가지의 식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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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좌측으로는 넓은 벌판이 차지하고 있는데, 멀리 이 벌판을 뛰어다니면서 놀았을 것 같은 노루상이 떠억하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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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를 만나서 발길을 옮겨보았다. 바닥에 탄력이 있는 것을 깔아 걷기가 편했다. 역시 많은 사람들도 노루를 보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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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룬지 사슴인지는 나는 모르겠지만, 원래 분포를 보았을 때 노루가 맞을 거란 생각이다. 노루가 사슴에 속하니 사슴이라해도 뭐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높고 먼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믿음직함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산굼부리의 파수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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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억새밭으로 옮겨보았다. 흔히 억새를 보고 갈대냐 억새냐 헷갈리고, 갈대를 보고 억새냐 갈대냐 헷갈리기도 한다. 뭐 식물 분류상 여러 가지 차이가 있지만, 그것보다도 이렇게 알면 그냥 쉽겠다. 억새는 산과 들에 자라며 1~2미터의 키로 자라고, 갈대는 습지나 냇가의 모래땅, 물가에 자라며 키가 3미터나 크개 자란단다. 그러니 물가에 자라면 갈대, 들판에 자라면 억새, 그렇게 알면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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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에서 바라본 산굼부리 정상. 조금 오버해서 황금빛 억새밭과 눈부시게 파란 하늘의 대조적인 색감이 참으로 아름답다. 근데 실제 가서 보면 더 좋다. 근데 이 산굼부리는 아무 것도 아니고, 더 멋지고 아름다운 제주 오름이 있다고 하니 어느 때 시간이 덤비는 날이라도 찾아온다면 다시 천천히 찾아보고 싶다. 시간이 많아 더 많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뭐 잘이나 찍는 사진도 아니고 정해진 시간이 다 되었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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