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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제주이야기

[제주] 용신이 할퀴고 간 갯가, 용머리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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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바다로 용처럼 땅이 튀어나왔다고 하여 용머리해안이라 부르는 이곳은 이미 89년에 와본 곳이었다. 이번 방문 때까지는 내 기억에선 매우 인상적인 바닷가를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이 도통 어딘지 알 수 없었다. 헌데 용머리해안의 입구로 내려가자, 아차! 바로 용머리해안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파바박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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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용머리해안을 인상적인 곳으로 기억을 하는 것은 사진으로 보시다사피 구냥 보기만해도 뇌리에 마구 박힐 듯, 기괴하며 아름다운 비정형의 마치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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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용의 머리처럼 튀어나왔다고 해서 용머리로 부른다지만, 난 이번 두 번째 방문으로 그 이유를 달리 생각해보았다.

단층이나 퇴적, 침식같은 말은 지리학자나 할 말이고, 나는 아주 먼 제주의 탄생시절에 저 땅 밑에서 살던 용이 한라의 최고봉을 뚫고 나와 그 뜨거운 몸을 식히고자 이 해안의 절벽과 바다를 오르락 내리락 스치며 지나갔으리라 상상해 보았다. 그리하여 그의 꾸불꾸불한 몸에 난 세상 그 어느 쇳덩이보다 강한 비늘이 절벽을 할퀴고 지나간 자리가 이토록 기괴하고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어난 것을 아닐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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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에 보이는 산방산은 어쩌면 용이 한라를 뚫고 나오던 그때 봉우리가 떨어져 나간 것은 또 아닐까? 물론 산방산에 대한 전설은 따로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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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를 반갑게 대한 또하나의 이유는 아로 이것이었다. 해녀 할머니가 파는 싱싱한 횟감들. 89년전엔 산낚지회에 한일소주를 마셨드랬다. 난 그때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낙지발을 오물오물 씹으며 마셨던 그 퀭한 한일소주의 잊을 수 없는 맛! 난 그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다. 그 생소하면서 참신했던 추억들, 친구들... 지금 뭣들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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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엔 소라, 저만이 맛있답니다... 이번엔 소라회로 지난 밤의 친구들과 해장술을...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음식 또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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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뚜껑이라는 산방산이 뒤로 보인다. 그 크기가 백록담의 크기와 딱맞아 떨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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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산방산도 들러볼 생각이었는데... 해안에 들어서니 빠져 나가기가 싫었다. 그냥 낙지나 더 잡아서 주저 앉고만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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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은 이렇게 보면 미국의 어느 바위산을 깍아만든 러쉬모어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깍아 만든 것이니, 어찌 이보다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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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보면 용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무지무지한 빠르게 절벽을 치고 나갔을 것 같은 속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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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치어 올라오는 곳에 따개비와 홍합, 거북손이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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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럽의 어느 나라에선 이것을 먹기도 한다는데... 그래도 외롭지는 않게 떼를 지어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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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주의 용신이 훑고 지나간 자취를 천천히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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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색의 바다가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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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산방산이 보이면 용머리해안을 다 돌아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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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있는 하멜기념관은 해안에서 너무 오래 추억에 빠져있는 바람에 관람을 못하였다. 하지만 그다지 아쉽지는 않다. 용머리 해안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아니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지겨워질 때까지 있다가 가련다. 소주랑 회도 한 접시 더 먹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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