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필자의 형님은 어렸을 적부터 소불고기를 좋아했다. 얇게 저민 쇠고기를 갖은 양념과 야채와 함께 버무려 국물이 자작하게 익힌 다음 연한 고기를 건져먹고는 그 달달하고 짭짤한 국물에 밥을 비벼먹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는 흐뭇해했다. 그에 비해 필자와 동생은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가지고 오시는 기름이 쪽 빠진 전기구이 통닭을 더 좋아했었다. 그것도 느끼한 다리나 날개보다는 퍼석해도 담백한 가슴살을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쇠고기가 닭고기보다 훨씬 비싸다. 형님이 통닭보다 소불고기를 더 좋아했던 것도 어쩌면 비싸기 때문에 자주 먹지 못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쩌다 먹는 별미가 더 절실하고 인상적이지 않던가.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속해 있는 언양읍은 예로부터 맛 좋은 한우로 이름난 동네다. 일제 시대 이후 언양에는 도축장과 푸주간이 성행하면서 인근의 소가 이곳으로 모여들었고, 자연스레 장이 발달하게 되어 다른 곳보다 질 좋은 쇠고기를 비교적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특히 언양을 대표하는 것으로 ‘언양불고기’가 있다. 해마다 ‘언양불고기’의 타이틀을 가진 축제가 벌어질 정도니 언양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양불고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불고기와는 다른 모양과 맛을 지녔다. 앞서 얘기했듯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소불고기는 국물이 자작한 전골 형태이거나 아예 흥건한 뚝배기 불고기의 모습이다. 언양불고기를 맛보기 전의 필자도 그러했다. 헌데 언양불고기는 국물이 없다. 얇게 저민 암소의 안심과 연한 등심 고기를 야채와 과일 소스에 재워 이것을 석쇠에 얹어 둥그렇게 펼쳐 앞뒤로 구워 낸 것으로, 어쩌면 떡갈비와 비슷하게도 보이지만 갈빗살을 다져 도톰하고 빡빡하게 덩어리를 만들거나 갈비뼈에 붙여 구워먹는 떡갈비에 비해, 언양불고기는 살코기 본연의 맛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국물에 육즙을 빼앗기는 보통 불고기에 비해 한 입 한 입 씹을 때마다 입가로 흘러나오는 쇠고기 특유의 고소한 기름과 달달한 육즙은 언양불고기가 아니라면 느껴볼 수가 없는 맛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양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는 불고기 식당이 즐비한데, 식당마다 모양과 맛에 조금씩은 차이가 있을 테지만 한우 불고기 특구로 지정되어 어디에서고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보통 16,000원대가 대세이나 더 비싼 곳도 있으니, 1인분이 200g임을 생각하면 그다지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게다가 1인분씩은 판매를 안 하니, 둘이서 불고기와 함께 공깃밥이라도 한 그릇씩 먹을라치면 3~4만원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고기를 추가하고 술이라도 한 잔 하게 된다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물론 맛을 즐기러 갔다면 가격 생각 않고 양껏 먹어보는 것이 최고이겠으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 조금이라도 가벼워주면 정말이지 ‘좋지 아니한가’. 그래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언양불고기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하나 소개해드리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외버스 터미널을 지나 밀양 방향으로 작은 사거리 두 개를 지나면 우측으로 <옛날 삼오불고기>라는 이름의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언양불고기는 1인분이 1만원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턱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반찬 가짓수도 다른 식당에 빠지지 않게 많이 나오고 또 그 맛도 좋다. 흠이라면 역시 혼자라도 2인분을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지만 영업집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뭐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필자도 혼자서 고기 2인분에 공깃밥 한 그릇 먹으니 아주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성인 남자에게 식당 고기 2인분은 어쩌면 우스운 것 아닌가. 한우 등심도 130g에 2만원이니 다른 식당에 비하면 착한 가격이다. 비싼 집에 비해 식당 분위기가 좀 빠지는 면은 없지 않으나 같은 값으로 더 푸짐하게 즐기길 원하는 ‘알뜰족’이라면 이곳이 딱이다. 하지만 이 저렴한 정책도 그리 길게 가지는 못할 듯싶다. 주변 식당에서 이 업소의 싼 가격을 가지고 말이 좀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근에 영남의 알프스로 알려진 신불산의 가을 억새밭의 아름다운 풍경도 있으니 핑계 김에 가을 여행도 하고, 광우병 소로 고민 많은 한우 농가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게 언양불고기를 한번 먹어주는 것도 다시 찾아온 선한 계절에 좋은 인사가 될 듯하다.

옛날 삼오불고기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서부리 157-3
언양 농협 서부지점 뒤
052-263-3535  






Posted by 미동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임지
    2008.12.10 11:5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놔;;;;배고프당;;;;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44)
여행이야기 (98)
맛있는 이야기 (61)
Article (7)
영화이야기 (9)
그리고 못다한 이야기 (9)
어쩐지 인연이 짧다 (0)
사진으로 말하기 (14)
원미동이 만난 사람들 (11)
스타포토 (173)
레이싱모델 (17)
음악다방 (25)
원미동박물관 (6)
이러고산다 (14)

패션벨트-어머샵
무료배송/남녀캐쥬얼벨트/가죽벨트/정장벨트/메쉬/에나멜/벨트/나토벨트시계
OMOSHOP

 

공지사항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