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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맛집여행

겨울철의 별미, 포항 물회와 구룡포 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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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흔히들 국내 굴지의 제철회사가 떠오를 것 같다. 일전에 일출을 카메라에 담으러 포항엘 내려갔다가 캄캄한 밤하늘에서 혼자 신나게 춤을 추는 불덩어리를 본 일이 있었는데, 생전 산불을 본 적은 있으나 그렇게 큰 불덩어리 하나를 본 일이 없었다. 순간 공포감에 휩싸였지만 그것이 포항제철의 굴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약간은 허탈해 했었다. 그제서야 포항엔 제철공장이 있었지... 하고 머릿속이 정리 되었다. 이렇게 필자처럼 돌아다니고 먹는 것으로 일감을 삼는 사람은 그 거대한 제철소 공장보다는 호미곶의 일출이나 시원한 물회 그리고 쫀쫀한 과메기가 먼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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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는 본래 뱃사람들이 물고기를 잡느라 바빠서 빨리 요기하느라 잡은 물고기를 회쳐서 고추장 양념에 물을 넣고 비벼 훌훌 들이마셨던 데서 유래를 한다고 한다. 그랬던 뱃사람 음식이 조금씩 뭍으로 알려지면서 포항의 대표적 먹을거리가 되었다. 지금은 포항은 물론 동해의 어느 항구에 가도 물회를 먹을 수 있음을 물론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물회를 맛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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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의 재료로는 가자미, 광어, 우럭, 도다리, 노래미 같은 흰살 생선을 주로 사용하지만 요즘은 여기에 한치나 오징어, 쥐치 등은 물론 전복, 해삼, 개불, 소라, 성게, 날치알 등 바다에서 나오는 갖가지 해산물을 다 사용한다. 꽁치가 많이 나는 구룡포에서는 꽁치물회가 별미다. 물회는 얇게 저민 생선살에 배와 오이, 파, 양파, 당근 등 야채와 과일을 썰어 넣고, 고추장 양념에다 입맛에 따라 설탕이나 식초를 넣고, 차가운 물이나 육수를 부어 말아먹는 것으로 새콤달콤한 양념에 젖은 회가 입에 넣는 족족 목구멍으로 훌훌 넘어간다. 여기에 소면을 넣으면 물회국수가 되니 또 다른 별미를 맛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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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물회의 특징은 물회를 주문하면 얼큰한 매운탕과 밥 그리고 김치, 깍두기 같은 기본 찬이 함께 따라 나온다. 시원한 물회와 뜨거운 생선매운탕을 함께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포항의 대표적 재래시장 죽도시장 같은 곳에선 나오는 메뉴가 단출하지만 포항 시내의 제법 이름난 횟집에서는 여러 가지 반찬과 소면을 함께 내온다. 떠들썩한 시장 분위기에서 구경도 겸하려 한다면 시장의 횟집을 찾을 일이고, 좀 깔끔하고 여유롭게 여러 가지 맛을 즐기려 한다면 시내의 횟집을 찾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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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또 다른 대표적 먹을거리가 바로 구룡포 과메기다. 구룡포는 예로부터 꽁치가 많이 잡히고 바닷바람이 드세 얼렸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반 건조시킨 것으로 시원하고 쫀쫀한 맛이 일품이다. 예전엔 그저 그 맛을 아는 사람만 조금씩 계절이 되면 찾아 먹던 것이, 몇  년 전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의 한 에피소드로 소개가 되면서 상당히 대중화가 되었다. 현재는 유통과 인터넷의 발달로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택배 배달을 해서 집안에서도 맛을 볼 수가 있지만, 음식이란 게 찾아서 먹는 맛도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과메기 덕장도 구경하고 드넓은 동해 바다의 일출도 바라볼 수 있는 구룡포 현지로 찾아가는 것도 근사한 경험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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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는 약간 비릿한 맛이 있어 보통 다시마나 물미역에 김을 얹어 쪽파나 미나리와 함께 과메기를 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지만, 뭐 그것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 비린 맛도 즐긴다면 그냥 초고추장에만 찍어먹는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전엔 집사람이 비려서 못 먹길래 썩둑썩둑 썰어 기름 두를 필요도 없이 프라이팬에 구워 주었더니 한 때 잘 먹었다. 물론 생으로 먹는 것과는 맛이 다르겠지만 어떻게든 맛있게 먹으면 되는 것이다.

포항의 호미곶은 울주의 간절곶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해가 바뀐다고 늘 떠오르던 태양이 바뀌는 것은 아닐 테지만, 우리들의 마음가짐은 해마다 다짐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부여잡고 맹세를 하기도 한다. 굳이 새해의 첫 태양을 찾으려 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시간만 조금 허락한다면 아무 때고 찾아가 눈부시게 떠오르는 밝은 태양의 환한 얼굴도 보고 시원한 물회에 얼큰한 매운탕으로 배도 채우고 저녁에 과메기로 소주 한 잔 하는 것은 어떨까. 애인이든 친구든 이 추운 계절이 죄다 지나가기 전에 미리 권해보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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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시장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1동 054-242-7373
주차장은 있으나 유료이며 항상 차가 많아 주차가 어렵다.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가 2~3분 간격으로 죽도시장까지 운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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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항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항구에 무료주차장이 있음.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구룡포행 버스를 타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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