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엔 필자의 고향인 천안의 남근석을 찾아보았다. 일부러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번 회에도 필자와 연관이 있는 장소에 있는 남근석을 찾게 되었다. 아마도 서울과 수도권의 성물은 대부분 찾아본 듯하다. 결국 이제는 좀 더 멀리 있는 성물을 찾아야 할 텐데...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이리 찾기가 힘든데 거리마저 문제가 되니 걱정이 앞선다.

가평 용추계곡은 여름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찾는 피서지이다. 또한 필자가 군 생활을 하던 곳으로 여름 하계휴양을 갔던 곳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필자가 공용근무를 나가고 했던 길을 지나치게 되어 잠깐 감회에 빠지기도 했다. 실제 생활했던 곳도 멀지 않아 걸어서 수십 분이면 닿는 곳에 있었다. 보통은 제대 후엔 그 방향으로 오줌도 안 눈다는 그곳을 10여년이 지나 남근석을 찾는답시고 가게 되었으니 가평이 인연은 있기는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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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공사중인 청량리역과 간이역사

경춘선 열차를 타보기도 꽤 오랜만이었다. 결혼 전 아내와 남이섬을 가거나 정동진을 찾아갔을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청량리역도 많이 변했다. 새로 역사를 짓는 모습도 보였는데, 예전에 밤이면 엄한 아주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던 기억도 났다. 학생이에... 라고 대답하면 학생은 X이 없냐? 그러면서 허리춤을 잡고 안 놔준다는 이야기는 당시 남자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듣던 이야기였다. 강북에서 학교를 다닌 탓에 술을 마시고 막차를 놓칠까봐 청량리역 계단을 서둘러 내려가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아침의 청량리역이었지만 지난 기억이 새록새록 머리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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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이었는데도 경춘선을 타는 이들은 많았다. 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청량리역에서 가평까지는 한 시간이 더 걸렸다. 기억엔 한 40분 걸리지 않았나 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MT를 자주 가던 대성리를 지나, 몇 개월 야전병원 생활을 했던 청평을 지나, 가평에 도착했다. 어쩌다 외박이라도 나오면 가평역 근처의 노래방에서 단기사병과 같이 놀고 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아니면 휴가 때 아니면 찾을 일도 없는 가평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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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리쯤이었던가...

가평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터미널에 찾아가 용추행 버스를 알아보았다. 계절이 비수기라 그런지 차 시간은 간헐적으로 있었다. 도착한 시간이 11시 반을 조금 넘었는데, 가장 빠른 버스가 오후 1시 반 차다. 두 시간 정도가 남았는데,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 없어서 냉큼 택시를 잡아탔다. 부대에서 휴가 때면 늘 택시를 타고 나왔기에 택시비가 뭐 그리 많이 나올까 생각을 했지만 7천 원이 넘게 나온 걸로 봐선 거리가 좀 되긴 되나보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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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역

택시기사에게 바위의 존재에 대해 물었으나 전혀 알지를 못했고, 결국 무작정 내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기로 했다. 헌데 버스 종착지에 내리고 보니 주위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안내지도를 보니 바위를 찾을 표지가 될 용추폭포를 지나쳐 있었다. 결국 택시로 왔던 길을 쭐레쭐레 내려가야 했고, 오르는 차를 붙잡고 폭포의 위치를 물어 계곡물줄기를 관찰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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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은... 얼어있을 뿐이고... 눈에 쌓였을 뿐이고...
     난... 바위가 어딨는지 모를 뿐이고...

가평역으로 내려가는 버스가 2시에 있으니 그 안에는 바위를 찾아야 했다. 또다시 택시를 타자니 비용도 그렇고, 사실 택시를 타고 싶어도 올라오는 택시가 없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갈 걱정을 하며 계곡을 내려다보고 걸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물가 언저리에 뭔가 검은 물체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빙고! 미륵님은 의외로 쉽게 내게로 찾아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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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측 밑으로 검은 물체가 보이는가?

미륵바위가 있는 곳은 하류에서 용추폭포를 지나 ‘미륵소’라고 하고 장소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륵소는 커다란 간판을 길 곁에 세워놓아 찾기가 쉬울 것이다. 미륵바위는 미륵소 즉 물가 보다 조금 위에 단을 만들어 세워져 있었는데, 근래에도 지속적으로 치성을 드리는 이들이 찾아오는지 향로와 정화수 그릇이 바위 앞에 놓여 있었다. 아직 계곡은 며칠 전 내린 눈에 덮여 있어 바위 역시 눈을 소복하게 덮고 있어 고즈넉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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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바위

미륵바위는 불균형적으로 생겨 어디에서 봐도 모양이 각기 다 다르다. 특히 정화수를 받고 있는 정면에서 보면 사람의 얼굴 모양을 띄고 있는데, 여기에서 석가 이후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의 형상을 유추하여 ‘미륵바위’라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헌데 왜 이 바위가 남근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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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바위의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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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상상해 본 미륵의 얼굴

이유는 바위의 뒷면에 있었다. 바위를 뒤쪽에서 바라보면 그 모양이 두 개로 나누어지는데, 왼편의 갈라진 모습이 마치 발기한 남자의 그것과 같이 보인다. 다른 한 편의 갈라진 모습은 마치 두 손을 합장하고 등으로 기대어 서 남근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오래 전 주변의 한 무속인은 이를 두고 왼편의 남근은 단군이고 오른편의 사람형상은 용녀(龍女)라 표현한 바가 있다. 그거야 무속인이 바라보는 바이고, 필자가 봐서는 대충 남근의 형상이라 볼 수는 있을 듯한데, 용녀는 잘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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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바위 뒤편의 모습

계곡의 상류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제법 남근의 모습을 닮아 있다. 조금은 뭉툭해 보이긴해도 튼실한 남성의 모습이다. 바위의 굴곡은 마치 힘줄처럼 보이며, 상부의 테는 발기한 남성의 귀두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이곳은 부귀와 성공을 기원하거나 신병을 낫게 하기위해 치성을 드리거나 아기를 갖기 위해 기원을 드리러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예전엔 바위의 귀퉁이를 갈아 용추의 상류인 옥녀봉의 물에 타서 마시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얘기가 있어 바위의 상부 귀퉁이를 보면 깎여나간 흔적이 더러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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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류쪽에서 바라본 미륵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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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를 갈아 떼어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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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떠놓았을 정화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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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소와 미륵바위

남근석 미륵바위는 그 아래에 있는 용추폭포와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미륵바위가 남성을 상징하고 있으니 아래의 용추폭포는 여성을 상징할 것이 뻔하다. 해서 그 근거를 확인하고자 용추폭포를 찾았다. 사실 폭포라고는 흔히 상상하는 폭포의 웅장한 모습은 찾을 수는 없다. 흐르는 계곡물이 커다란 바위틈을 흘러 약간의 낙차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폭포 아래에는 작은 소가 있는데 그 깊이가 꽤 깊은 까닭에 익사 사고가 곧잘 일어나는가 보다. 올해만 해도 세 명의 사고자가 발생했다고 하니 위험한 곳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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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내려다 본 용추폭포로 사진 중앙이 폭포의 윗부분이다.
     사고로 인해 출입금지 안내 띠가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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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짝 다가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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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 하류, 위험 표지가 걸려 있다.

용추폭포는 용이 누웠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으로 그 모양을 보면 과연 그러한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구불구불한 물길에다 낙차로 인한 세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바위의 패인 자리는 마치 용이 구부리고 승천을 위해 숨을 가다듬고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를 용과 연관해 생각하니 그런 것이지, 그 모습을 달리 생각하면 여성의 그것과도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바위엔 둥근 구멍이 나있기도 하며 바위의 갈라진 틈새로 흐르는 폭포는 여성의 성기를 상상하게도 한다. 그러므로 미륵소의 미륵바위와 용추폭포를 짝지어 생각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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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 바위에 있는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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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의 한쪽에 있는 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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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본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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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용이 타고 내려온 것 같은 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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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바라본 용추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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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추폭포

용추폭포와 미륵바위는 용추계곡의 이름난 절경인 용추구곡(龍墜九谷) 중의 하나로 제1곡인 와룡추와 제2곡 무송암에 해당하는 곳이니 만큼 경치가 좋아서 한창 휴가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용추폭포는 바로 인근에 용추폭포리조트가 자리하고 있고, 미륵바위는 미륵소유원지라 표기를 해놓고 있으니 혹시나 신년 여름 용추를 찾을 일이 생기거든 관심 있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Posted by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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