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여근바위를 검색하면 세 종류가 나온다. ‘소리샘’, ‘수설록(水泄祿)’, ‘홍류동(紅流洞)’이 그것이다. 여성봉도 함께 검색이 되지만 지난 편에서 보았듯이 엄밀히 말하면 여성봉은 도봉산의 자락이 맞다. 아무튼 이런 바위들을 찾아내어 이름을 붙인 사람은 등산을 취미로 하는 한 경찰인데, 수설록이니 홍류동이니 한자식의 그럴듯한 이름을 지을 줄 아는 것을 보면 나름 풍류에도 조예가 있는 듯하다. 가능하면 암수를 번갈아 하기로 애초에 작심을 하였으니 이번엔 북한산에 있다는 여근바위를 찾기로 하였다. 다행히도 날씨는 좋았고 어찌 가는 날이 말복날이 되었다. 입추를 지나고 남은 계절에 제대로 본보기를 보이려는지 기온이 35도를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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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의 일주문



근처에 살면서 북한산은 몇 년에 한 번은 오르기를 했으나 진관사는 처음이었다. 진관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고려 현종 때의 스님 진관대사를 위해 창건되었다고 하니 무려 천년이 다 된 고찰(古刹)이다. 그리고 동네 이름인 진관동의 유래는 절의 이름을 따른 것이다. 

진관사로 가는 대중교통은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마을버스 7724번이 있는데, 3번 출구로 나와서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40~45분마다 있으니 시간이 잘 맞지 않거나 바로 떠나는 차를 보았다면 아예 택시를 타는 것이 낫겠다. 요즘 같은 더위에 아무 것도 모르고 30~40분을 기다리거나, 금방 차가 오겠거니 하고 막무가내로 버티는 것은 참으로 무모하고 열 받는 짓이니 말이다. 정류장 표지판에 운수회사 전화번호가 있으니 미리 전화를 걸어 정차시간을 확인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구파발역에서 진관사 입구까지의 택시비는 3,000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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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의 천왕문인 홍제루. 대문 좌우에는 아래와 같이 금강역사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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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입구에는 유원지 형태의 음식점이 하나 있었다. 진관사의 우측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듯했다. 배낭을 짊어진 등산객이나 자리와 도시락을 든 피서객들이 함께 진관사 방향으로 행하고 있었다. 식당을 지나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면 ‘삼각사 진관사’라는 한글 현판이 있는 입구를 맞이한다. 그 입구를 지나 약간의 경사로를 오르면 길의 옆으로 서 있는 누각형태의 진관사 정문에 이른다. 아직은 오전이라 절이나 산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길은 한갓지고 산길이라 나쁜 것 외에는 불편한 것이 없었다. 진관사의 우측으로 담을 따라 가다보면 작은 길이 계곡사이에 나있다. 이제부터는 여근바위를 찾는 게 일인 것이다.

검색으로 찾은 설명에 따르면 진관사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너른 바위에서 흐르는 작은 낙차의 폭포가 있고 그 바위 면에 한 성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계곡 옆을 타고 오르면서 유심히 물길을 바라보며 걸었다. 물이 좀 말랐다 싶었는데 오르다보니 제법 발을 담글 만한 깊이의 골도 보이고, 어디선가는 제법 떨어지는 소리가 큰 곳도 보였다. 이윽고 폭포까지는 아니어도 쏟아지는 물줄기를 가진 게다가 빠져 허우적대도 좋은 만큼의 깊이를 가진 장소를 발견했다. 그곳에 이미 세 명의 아주머니가 물놀이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좋은 곳을 선점한 그들을 부러운 듯이 내려다보며 길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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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담궈도 될 만한 깊이였다.



하지만 필자는 그저 지나칠 수는 없는 일, 물가로 내려가 이리 저리 살피었다. 아주머니들은 카메라를 든 멀쩡한 남자가 부근을 돌며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무언가를 찾는 것에 의아해 하면서도 아무런 말도 묻지 않았다. 난 또 혹여 아주머니들에게서 어떤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지 몰라 물으니 이번 방문이 처음이란다. 일단은 더 올라봐야겠다 하고 흘러내려오는 물을 따라 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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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오르니 비슷한 낙차의 물골이 있었다. 게다가 설명대로 너른 바위가 우측으로 있었는데 바위 면에 제법 커다란 반점이 있고 그 반점 안으론 세로로 갸름한 홈이 나있다. 빙고! 홍류동(紅流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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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상부에서 내려다 본 모습.


검색에 의해 나타나 있는 홍류동의 모습은 실제에 비교 뒤집어진 모습이었다. 즉 바위에 올라 위에서 바라본 상태거나 사진을 뒤집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바위에 오른 결과 각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잘못 알고 사진을 뒤집어 게재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어쨌거나 그다지 고생 없이 쉽게 찾은 것은 다행이었으나 조금은 싱거웠다. 마침 바로 앞에 발을 담그고 쉬는 남자가 있어 말을 건네 보았다. 역시 진관사 계곡은 이번 산행이 처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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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바위에 반점이랑 패인 부분 보이시죠? 뭐 같아 보이세요? 실은 저게 ‘홍류동’이란 이름을 가진 여근바위랍니다. 그렇게 보이나요?

엇! 그래요?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게도 생겼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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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상하는 자의 몫이다. 남자는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앉아만 있다가는 그대로 내려갔다면 그 바위를 금방 잊어먹고 말 것이다. 바위의 존재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명명에 각인된 바위는 그것을 아는 사람이 전달을 함으로써 남자에겐 아무것도 아닌 커다란 돌바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홍류동이란 여근바위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여근’이란 소리에 남자는 상상을 하게 되고 기억하고 있던 여근의 이미지를 바위에 그대로 새긴다. 여근바위 홍류동은 그런 식으로 조금씩 인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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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서 내려다 본 홍류동.



내친 김에 ‘소리샘’과 ‘수설록’도 찾아보자는 생각에 물길을 더 오르기로 했다. 실은 진관사 계곡 코스에 존재하는지도 불확실한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고집을 부려본 것은 오랜만의 산행이기도 하고 계곡을 좀 더 구경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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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들개인지도 모를 강아지들이 오히려 날 구경했다.



그런데 욕심이 과했다. 말복 더위는 성물이라는 엉뚱한 것을 찾아다니는 백수의 의지와 기세를 꺾었고,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깨끗한 계곡물은 더위에 지친 자의 양말을 벗기기에 충분히 유혹적이었다. 그래,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닌 일에 목숨 걸 놈도 아닌 필자는 결국 양말을 벗고 말았다. 흐르는 계곡물에 맨발을 담궈 보는 것도 수년만의 일인 듯싶다. 허허... 이런 맛에 계곡을 찾는구나. 나중에 도시락이나 싸들고 와야겠다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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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다른 여근바위를 찾지는 못했으나 그 비슷한 것은 찾았다. 어쩌면 누구도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 보고도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다. 혹은 나만큼이나 상상이 지나친 자가 있어 짐짓 그러한 모양을 대입해보다가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음란비디오적인 생각이라 스스로 검열을 했을 수도 있겠다. 움푹 파였거나 갈라진 바위만 보면 지레 여근에 대입을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무리가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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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여근바위라 하면 무리일까?



하지만 어딘가 물길을 따라 오르던 중에 발견한 암반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내 생각엔 매우 적나라했다. 실생활에서 이런 광경을 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언젠가 어느 틈엔가 본 야동의 한 장면이거나 춘화의 한 장일게다. 이것이 바닥에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90도로 세워져 어느 한 면으로 보인다면 영락없는 후배위를 기다리는 촉촉하게 젖은 여자의 그것과 닮아 있다. 게다가 항문까지 열려있으니 무척이나 하드코어적이다. 양 옆의 암면이 두툼하게 올라오기라도 했다면 누가라도 먼저 발견하여 그럴싸한 이름을 지어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 누가 발견하여 먼저 무슨 이름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 내 맘대로 이름을 지어보았으니 ‘음기후(淫妓後)’가 그것이다. 어떤가, 과연 그럴싸한가? 아니면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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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음부를 드러낸 모양으로 그럴싸 하지 않은가?



입추가 지났으나 아직은 30도를 상회하는 기온으로 연일 찌는 듯 날이 덥다. 미처 피서를 못 떠났거나 아직 예정에 없는 독자들이라면 잠깐이라도 아래 사진들을 보며 발이라도 담그는 상상 속으로 피서를 떠나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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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연애통신(
www.yonae.com)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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