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못다한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Life Doesn't Frighten Me 모자를 하나 샀다. 거의 메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메일이 오는데, 그것들을 대충 둘러보는 것이 나의 일상 중 하나이다. 그러다 맘에 드는 물건이 가격도 맞으면 불쑥 구입하는 것 또한 그 일상 중의 재미이다. 검은 바탕에 오렌지색의 글자가 박힌 이 모자를 산 이유는 장 미쉘 바스키아의 오토그래프와 화상이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천재적인 그래피티 화가라는 바스키아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를 그린 영화를 본 일도 없지만 왠지 멋드러지지 않은가. 그가 앤디워홀과 연애를 했건 코카인에 빠져 요절을 했건 크게 나와는 상관이 없이 그저 이 모자에 박힌 그의 이름이 멋있어 보였다. 게다가 이 모자에는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온 글귀가 옆쪽에 새겨져 있는데, 그것이 바로 'Life Doesn't Frighten Me'라.. 더보기 여행 웹진 트래브 표지들 그러니깐 내가 '드라마틱'을 그만두고 '국가대표 여행가'란 여행사를 들어가게 된 건 어설프고 허술하지만 오로지 내 힘으로 혼자서 웹진이란 걸 만들어보고 싶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실제 입사를 해서 느꼈던 것은 현실은 내 생각과는 너무 달랐다는 것이다. 입사전 '편집장'이란 명칭도 입사를 하고 났더니 '홍보/미케팅 과장'이 되어버렸고, 스스로 여행 콘텐츠를 만들어 생산하기 보다는 여행상품 홍보를 위한 선전용으로 게시물밖엔 할 수가 없었다. 따로 취재를 위해 지원을 바랄 수도 없었고, 또 그렇게 자유롭게 취재를 할 수 있는 입장도 여건도 되지 못했다. 그와중에서도 웹진 흉내는 내볼려고 상품 출장을 가거나 다른 여행 이벤트에 응모를 하여 다닌 자료를 가지고 이러저러하게 여행 정보나 기사 같은 것을 올리기도 하.. 더보기 내게도 외국인 친구가 생기는 것인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메신저를 로그인하면 낯선 아이디로부터 등록 요청이 날라왔다. 그냥 거절하기도 뭣하고 해서 한참을 그냥 엑스박스만 눌러 사라지게 했다. 뭐 거절을 해도 될 것이었으나 혹은 내가 아는 누구이던지, 아니면 나를 아는 누구이던지... 알아내기만을 기다렸던 것인데, 매번 뜨는 창이 오늘은 귀찮았던지 아니면 너무 지난했던지... 그만 허락을 해버리고 말았다. 메신저에 등록을 했으니 어떻게든 그 사람의 종적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의문의 아이디를 눌러보았으나 미로그인상태... 별수없지 자기가 요청을 했으니... 뭐 답답하고 목마른 사람이 샘파야지... 오후가 되어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뭐가 또로롱 하고 오른다... Marinko님의 말: dobro jutro 어! 이거는 무슨 말이야.... 더보기 외로운 갈비탕 혹은 많이 외로웠던 점심 그러니깐 본래는 약속이 있었다. 알고 지내기는 꽤 되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만나보기는 오늘이 처음일 수인이와 점심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제 새벽 문자로 약속이 캔슬되었음을 알려왔고, 난 오늘 멍하니 있다가는 점심시간을 맞이했다. 어떻게 하나... 지은이는 이제 이곳에 없다. 옆자리 수아에게 점심 안먹어? 하니 좀 있다가요... 그런다. 승아는 자리에 없다. 혜진에게 점심 안먹어? 물으니, 어... 저 먹었어요... 그런다. 어 나가지도 않았잖아? 물으니, 시켜서 금방 저기서 먹고왔어요... 그런다. 나머지는 이미 먹고 온 친구들... 결국... 혼자 나가야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몇 사람 아는 사람을 만났으나, 어색하게 같이 점심을 먹느니 심심해도 혼자 먹는 게 낫다 싶어 아무런 말도 건네지 .. 더보기 아내의 출장 - 티렉스의 음악을 들으며 간장 비빔밥을 먹다 그러니깐 아내가 곁에 없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아침에 출근을 하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키면 내가 빠르기는 하지만 얼마 안있어 아내도 자기 회사에서 메신저 로그인을 한다. 비록 용건이 있을 때만 말을 걸지만 어딘가 가까운 곳에 있는 듯 했다. 업무가 끝나고 별일이 없으면 바로 집에 가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으로, 그래도 십수년을 어쨌든 사람을 만나고 다녔으니 친구들이라도 만나게 되는 날이면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때도 아내는 10시부터 전화를 하기 시작하여 30분 간격으로 마치고 들어올 것을 종용하고는 한다. 어떤 때는 아내가 지쳐 잠들기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열두시 쯤이면 집에 들어가게 된다. 아내는 삐쳐있거나 잠들어 있거나지만 그 감정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이 .. 더보기 다시, 사춘기...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가장 기분이 나쁘고 건드리기 곤란한 놈은 인중에 난 것으로 제대로 여물지 않으면 손대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창피한 생각이 든다. 누가 보기 전에 없애야 하는데... 여드름 때문에 예민해진 것인가? 가요든 팝송이든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노래를 들으면 죄다 내 이야기 같다. 만남에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그 순간순간이 마치 어제라도 겪었던 내 이야기만 같아서 하루에도 감정기복이 지하 주차장에서 13층 옥상까지 오락가락한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순식간에 어느 사람과 사랑에 빠질수도 있다. 그러다 남는 것이 나라면 많이 아플 것이다. 내가 아프다고 다른 누구를 버릴 수는 있는 것인가? 하루에도 만남과 이별을 수십 .. 더보기 태용이형에게 레몬때문이다. 아침에 찔끔, 출근길에 누군가는 보았을 내 눈물은... 레몬때문이다. 레몬은 구연산을 지 몸의 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과일로 무지 시다. 그 신 맛을 담은 음료를 난 오늘 전철역옆의 편의점에서 사서 헐렁한 코트 주머니에 끼고 목이 탈 때마다 한 모금씩 들이부었다. 그 생경스러운 신맛은 눈을 깜짝거리게하고, 적어도 한 번은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레몬때문이다. 레몬을 아주 조금은 먹었을 눈물은 적당히 짭잘하다. 그가 나를 보고 친구란다. 나보다 네살이나 많은 그는 나와는 대학동창이다. 나는 그보다 한 발 먼저 야학이란 곳에 들어섰지만, 그가 더 그곳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는 남았고 나는 떠났다. 한참을 떠나서 있다가는 가끔은 그를 만났다. 내가 그를 부르는 일은 없었는데, 고맙게도 그는 사.. 더보기 아버지의 정원 아버진 어머니와 시골에 계신다. 시골에 내려가신 지는 아직 10년이 안되었던가... 본래 처가집인 천안 광덕에서 아버진 '기러기'로 알려진 머스코비라는 식용조류를 키우셨다. 헌데 짐승 키우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또 잘 키웠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든 팔아야 먹고 살 텐데, 판로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결국 몇 번의 폭설과 부화장의 화재로 기러기 농장을 접으셨다. 그리고 몇년은 삼백초 같은 약초와 고추 같은 농작물을 키우기도 하고 간간히 동네 땅을 소개해주고 구전을 받기도 하셨다. 요즘은 딱히 농사도 다른 소일거리도 없다보니 얼마전부터 틈틈히 가꿔놓은 정원에 동물상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개집 옆에 만들어 놓은 개. 얼마전 특정 종교의 사람들이 왔다가는 이 개상을 보고 마당.. 더보기 일상다반사, 어제의 주행기(酒行記) 소주사줘... 친구의 메신저가 또로롱 올랐다. 1차만 한다면... 나는 답했고, 이후 저녁이 되어 녀석과 만났다. 뭐 먹을까? 종로3가에 수육전골이 있고, 다동쪽 가면 스테이크에 소세지 볶어주는 곳이 있어, 아니면 청파동에 돼지막창 파는 곳이 있는데, 너 대구막창 먹어봤니? 난 안먹어봤는데 먹어보고 싶다. 뭐 멀리 가기 그러면 저쪽으로 가면 감자탕 파는 곳도 있어. 뭐 먹을까... 니가 골라라. 난 수다스럽게도 녀석에게 제안을 했고, 녀석은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수육전골 먹으러 가자. 했다. 종로로 가려면 전철을 타는 것이 편했다. 근데 녀석은 걸어가자 한다. 종로까지? 그랬더니 뭐 멀지도 않잖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 뭐, 그러자. 해서 둘은 시청에서 종로까지 걷기로 했다. 지하보도로 가려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