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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앙코르이야기

동양 최대의 호수 똔레삽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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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의 관문 씨엠립에서 남쪽으로 15km 정도를 내려가면 똔레삽이라는 거대 호수가 있다. 이는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에 다음 가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로 주변의 캄보디아 인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생명의 원천이다. 우기 때는 그 면적이 건기의 여섯배로 늘어난다고 하며, 그 속에 살고 있는 풍부한 어족자원으로 주민들에겐 일용할 양식의 보고가 되는 곳이다.

수평선이 보이는 호수 똔레삽. 고작해봐야 산정호수나 청평호 정도나 둘러본 기억이 있던 나는 일찌기 경험하지 못했던 그 드넓은 광경에 사뭇 공포감에 빠지기도 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이지만 다시금 지난 기억을 더듬어 보는 지금도 그 두려움의 찌끼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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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으로부터 남쪽으로 차를 타고 30분 정도를 달리면 똔레삽 호수가 나온다. 위 사진은 가는 길에 있는 씨엠립에서 가장 높다는 산이다. 우리 동네 야산만 한가보다. 우기때 한참 물이 불으면 산밑까지 물이 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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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배구를 하며 노는 수상족 아이들. 흑인 부럽지 않게 새까맣다. 아이들은 유람선에 보조로 탑승을 하여 손님들을 안내하는 일을 한다. 내가 캄보디아를 갔을 무렵에 현지에서 여러가지 겹치는 사고로 관광객들이 많이 없던 시기라 유람선의 운행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한가롭게 자기들끼리 놀이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우리 나라 같으면 보통은 열심히 학교와 학원을 왔다리갔다리 하고 있을 나이의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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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탔던 유람선의 운전석이다. 간단한 철제 의자에 자동차용 핸들... 아무래도 이것저것의 부품을 조립했을 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이나 이런 것에 대해선 별다는 위기감이나 불안을 느끼지 않았다. 워낙에 낙후된 나라다 보니 그냥 저냥 이해가 되었다. 대신 자리에 하나씩 비치된 구명조끼는 입었다. 가이드는 걱정없다고 했지만,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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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탔던 배와 같은 형태의 유람선들이 수시로 지나간다. 이보다 좀 작은 사이즈의 유람선과 보트가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호수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조금은 큰 내(川) 정도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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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의 수상족들. 이들은 캄보디아 혹은 베트남 이주민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실 국적도 주민등록도 없다. 스스로들 다른 민족을 구분할지는 모르나 이들은 그저 똔레삽과 함께 살고 있을 뿐이다. 자주 오가는 관광객들은 그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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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오른 키와 프로펠러를 내리고 있는 소년의 모습. 이들은 배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다. 크던 작던 이들이 가진 배들은 아주 중요한 생계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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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가 달린 배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노를 젖는 배도 존재한다. 배가 많이 닳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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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인 듯 보인다. 물위에 떠있는 철공소라... 재미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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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철물점으로 보인다. 이외에 구멍가게 같은 것도 보였다. 이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인데 무언들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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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교회는 있다. 캄보디아 국민의 90프로는 불교신자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한국에서 파견된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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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가 되면 꽤 부유한 수상가옥에 속한다. 제대로 생긴 지붕에다 TV안테나도 보인다. 이곳 역시 빈부의 격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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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상가옥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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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배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수의 남자들은 집안의 해먹에 누워 낮잡을 자거나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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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보트를 몰고 일을 나가는 한 가족인 듯 싶다. 언듯 보이는 풍경으로 보아 호수에 나가 물고기를 잡거나 관광객들에게 채취한 열대과일을 파는 것이 주로 있는 일인 듯 싶었다. 이들은 어쩌면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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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나이 때의 벌거벗은 수상족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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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방향으로 있는 수상까페. 주위로 관광객들에게 과일이나 음료를 파는 원주민들이 보트가  이곳저곳에 닿아있다. 까페에서는 2층과 3층의 전망대를 통하여 호수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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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가옥의 원주민들은 대개 아이들을 한 명씩 태우고 있다. 아마도 관광객들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수단인 듯 보인다. 관광객들은 물건을 사진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과자 같이 여기선 구할 수 없는 먹을 것들을 주고는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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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녀석들은 곧 담배를 배울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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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라도 가려는 것일까? 그녀의 빨간 모자와 상의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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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일상. 개들은 보통 물을 두려워한다. 물론 안그런 개들도 있다. 이 곳의 개들이 그런 것 같다. 온통 보이는 것이 물일테니... 개는 주인의 매질을 피해 집주의를 한 바퀴를 헤엄치고 결국은 다시 주인의 손에 잡혀 건져졌다. 우리들의 집 풍경도 그럴 테지만 여기도 개는 가족의 일부인 것 같다. 뭐... 때되면 잡아먹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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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가옥촌의 풍경. 선착장으로부터 호수까지 양쪽으로 즐비하게 가옥들이 이어져 있다. 아무렇게나 물에 떠있는 듯 하지만 이곳에서도 나름대로의 질서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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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은 낯설은 풍경을 열심히 자신이 가져온 문명의 기계에 기억시키고 있었다. 물론 나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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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의 유람선이 지나면 호수 인근의 가옥에 있는 원주민들의 모터 보트가 전속력을 다해 열심히 따라붙는다. 어떤 아이들은 달리는 보트에서 역시 달리는 유람선에 올라타서는 과일과 음료수를 판다. 이방인의 눈에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이들에겐 매일 있는 일상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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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의 뒤로 펼쳐진 황토빛의 호수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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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조금 돌리면 수평선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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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난 이런 풍경을 바다에서만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바다가 아니다. 카메라는 초점을 잡지 못한다. 무한대로 놓거나 구름에 초점을 잡아야 했다. 하늘과 물밖에는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난 어떤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굳이 내가 수영을 못한다는 핑계를 대지 않더라도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그 무엇 앞에 나란 존재가 너무나도 미약하게 느껴졌다. 아...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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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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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보트를 능숙하게 몰고 다니는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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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다란 물 덩어리 위에서 사람들은 너무나도 편안하게 오가고 한가롭게 물위에 떠있었다. 난 그런 그들이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라도 땅을 밟지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절대로 살 수 없는 세상에서 그들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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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은 내겐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평소 사람 이외의 것에 두려운 것이 별로 없었던 나였지만, 똔레삽은 어쩌면 나에겐 마음 한구석에선 공포로 느껴졌다. 그 거대함에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가 풍덩 하고 빠진들 똔레삽에겐 아무 일도 아닌 것이다. 만일 내가 관광이 아닌 혼자 이곳에 동떨어져 있었다면, 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난 난생처음 물이 무서워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존경스럽다. 물론 내가 이들처럼 여기서 나고 자라고 살았다면 이들과 다를 바 없이 살겠지만, 그것은 내가 가진 현실이 아니다. 이들은 비록 가난하고 배우지 못하였지만, 나처럼 이 거대한 물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이점만은 이들이 더 훌륭하다. 그리고 핸드폰 없이도 아파트 없이도 살 수 있는 이들이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도 그리 길지 않을 듯 하다. 캄보디아는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으며, 똔레삽의 어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들은 더좋은 수상가옥을 갖기 위해 혹은 도시로 나갈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돈을 계속적으로 더 많이 필요로 할 것이다. 도시는 더욱 비대해지고 사람들은 바빠질 것이다. 결국 우리와 그리 차이나지 않는 삶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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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저 드넓은 똔레삽을 가르며 그 위를 달리던 지난 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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