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맛대맛을 보는데 족발과 보쌈이 나왔다. 그냥 보통의 보쌈과 족발은 아니었고, 된장수육과 양념족발이었는데, 나름 들다 맛있어보이긴 했지만, 나중은 보쌈의 대승이었다. 보기에도 족발은 좀 번거로웠고, 아무튼지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족발은 집에서 하기엔 무리고 삼겹살을 사다가 가끔 보쌈수육을 해먹고는 했다. 묵은지라도 좀 있으면 돼지고기 싸먹기는 아주 딱이다.
우선 통삼겹살을 사야 한다. 요즘 고깃값이 올라 한 근에 1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양파와 대파를 준비한다. 나머지는 그냥 대충 집에 있는 재료를 쓰면 되겠다.
찜통에 물을 붓고 대파, 양파, 청양고추, 마늘 등을 넣는다. 거기에 집에 삼백초와 대추, 다시마 등 웬만한 건 괜찮으니 함께 넣으면 좋겠다. 생각이 있으면 더욱 좋다. 돼지고기에 생강의 상쾌한 향이 배이고 잡내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이 있으면 반쪽 정도 넣어주는 것도 좋겠다. 소주를 붓거나 된장을 조금 풀어주는 것 역시.
냅다 불을 올려 팔팔 끓여댄다. 한 30분 끓여대고 또 한 30분은 중불로 계속 끓여댄다. 집안에 맛있는 냄새가 폴폴 난다. 한 시간 이상을 끓여대면 고기가 푸욱 잘 익는다.
껍질이 그대로 붙은 삼겹살은 젤리느낌도 난다. 두껍게 썰어놓으면 고기씹는 맛이 좋다. 두께는 취향에 따로 조절하면 된다. 오돌뼈도 오독오독 맛이 좋다.
쫀득쫀득한 껍질과 쫄깃쫄깃한 살코기, 묵은지로 싸서 한 입 가득 씹어먹으면 간단한 상차림이라도 부러울 것 하나없는 밥상이 된다. 굳이 보쌈김치가 없어도 상관없다. 새우젓 종지 하나라도 돼지 수육과는 찰떡궁합인 만남이다. 부드러운 수육을 먹고나니 술 한 잔 안할 수 없고, 막걸리든 소주든 한 잔 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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