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턴가...
코로나19 이후로 끊었던 동네 뒷산 산행을 다시 개시했습니다.
한 5개월 정도 되었나봐요.
자꾸만 배가 나오고, 새로 산 바지도 안 맞아서 후배 주고...
다시 한 치수 늘려 바지를 새로 사고...
이러다가 배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 터질 것만 같아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정상에 올라 이전처럼 수국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
멀리 쪼그만 것들이 꾸물꾸물 거리길래...
봤더니 길고양이 모자네요... 아니 '모녀'인지도 모르지만...
그냥 모자라고 할래요.
한가롭게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고양이 아들이네요.
어쨌든 저도 길을 지나야 하길래...
녀석은 식사를 멈추어야 했습니다.
그러더니 저만치 떨어진 자동차 밑으로 도망을 가더군요.
냐... 난 너희를 뭐 해치거나 할 마음이 없어...
산을 내려왔더니 너무 힘들거든...
다만 이렇게 사진을 찍고는 싶다...
그래서 제 맘을 아는지... 바로 어미 곁으로 천천히 나옵니다.
어미와는 반대로 검은 털이 많은 얼룩이네요.
어미의 털은 오랜 길 생활로 누덕누덕합니다.
아들놈은 지도 고양이라고 지 몸을 핥고 그러네요.
어미는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나난... 힘이 없다니깐... 이거 찍는 것도 힘들다 야...
어미는 그러거나 말거나 사주경계!
아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발바닥 핥기!
어미는 이젠 제가 안심이 되나봅니다.
잘 좀 찍어봐!
일루와! 아들~
포즈를 잡아주는 건가요...
에구 가려워!
에구 가려워!
어느 더운 여름 한낮의 한가한 골목길의 고양이 모자였습니다.
이제 가아~
알았어, 임마...
간다...
가라고오~
알았다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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