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히 에델 감독의 에로틱 스릴러 ‘육체의 증거(Body Of Evidence)’는 주연 배우인 마돈나와 윌럼 대포의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영화입니다. 하지만 ‘에로틱 스릴러’라는 장르의 선두에 우뚝 서있는 ‘원초적 본능’이 불과 반 년 전에 개봉했던 탓에 아류작으로 떨어지고 마는 운 없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대충의 줄거리는 미모의 젊은 여자를 애인으로 둔 부자가 침대에서 심장마비로 사망을 하자 바로 그 젊은 애인이 범인으로 기소가 됩니다. 그 젊은 금발의 애인은 마돈나구요, 그녀의 범정 대리인인 변호사로 윌럼대포가 나오지요. 법정은 증거와 증인에 따라 불리해지기도 하고 유리해지지기도 합니다. 피고는 여자고 그 변호사는 남자니 뭔가 썸이 그려지지요. 결국 남자는 유혹에 넘어가고 그녀의 덫 같은 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뭐 보다보면 결말이 그려지는 뻔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이런 이야기 구조의 허술함이 원초적 본능의 아류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초적 본능’이 개봉된 지 2주 후부터 촬영이 들어갔다고 하니, 촬영이나 편집에 영향을 주었을지언정, 애초에 기획 단계부터 ‘원초적 본능’을 염두에 두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감독인 울리히 에델은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연출로 유명한 감독인데요, 이게 워낙 원작이 충격적이고 이슈가 된 작품이어서, 관심도가 그대로 영화로 이어져 주목을 받았는데요, 실상 감독은 그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나 명작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처음에 마돈나와 윌럼대포 그리고 감독의 이름을 보고 나름 기대를 했었지만요, 아왜 이런 작품을... 하고 좀 의아해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 작품이 그래도
1993년 Fantasporto International Fantasy Film Award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릅니다.
같은 해 MTV Movie Award 최고의 매력적인 여우주연상에도 후보가 됩니다.
이에 반해 안 좋은 영화에 상주기로 유명한 래지어워드에도 이름을 올리는데요,
1994년 Razzie Awards Worst Actress 마돈나가 수상을 하구요,
Worst Picture 부문, Worst Actor 부문에 Willem Dafoe가,
Worst Supporting Actress에 Anne Archer,
Worst Director에 Uli Edel이, Worst Screenplay에 작가가 후보에 오릅니다.
무려 6부문에 후보에 오르고 마돈나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얘기죠.
1993년 The Stinkers Bad Movie Awards의 Worst Actress 부문에 또 마돈나가 후보에 오릅니다. 이러니 그들의 필모에 웬만하면 넣기를 주저하는 작품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시간이 거의 30년이 다 지나가는 지금 다시 볼만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왜냐 그것은 마돈나의 30대 시절의 그 치명적인 매력에 다시금 빠질 수 있는 유일한 영화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한 씬인 ‘촛불과 삼페인 정사씬’은 영국 ‘채널 4’의 '가장 섹시한 영화 100씬' 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주연인 마돈나는 웬만하면 다 아시는 팝의 여왕이죠. 가수로서는 뭐 대적할 만한 아티스트가 없다고 봐야죠. 마돈나는 58년생인데요, 우리 나이로 2020년 현재 예순 셋인데, 감이 잘 안 잡히죠. 우리나라 가수인 노사연, 인순이 이 누님들이 57년생입니다.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남궁옥분이 말했지, 이 양반이 58년생이구요, 엔카의 여왕이라 불렸던 연자누님 김연자씨가 59년생, 놀랍게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58년생이랍니다. 마돈나랑 동갑이에요!
우리는 마돈나 마돈나 그러지만 과거 80년대 김기덕씨가 DJ로 한참 두시의 데이트 하실 적에 ‘머다나’ 라고 미국식 발음을 애용했습니다.
제작자는 대본을 계약할 때 아예 마돈나를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우선적 캐스팅 대상이었구요. 바로 마돈나를 캐스팅하였습니다. 마돈나는 또 개인적으로 윌렘 대포를 공동 주연으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윌럼대포 은근히 마력 같은 매력이 있는 배우입니다. 그 뭐시냐 플래툰의 상징적인 장면을 윌럼대포가 만들었잖아요?
이 윌럼 대포는 정사 장면에서 여성 캐릭터가 지배하는 것에 대해 기존의 할리우드 규범에서는 볼 수 없는, 그것에 반한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변호사 프랭크 역할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변호사니까 자신의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형사재판에 가보기도 했는데요, 재판장과 많은 배심원 등 법정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말을 걸고 싶어 하자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네요.
마돈나, 윌럼대포, 그리고 감독 울리 에델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2주 동안 정사 장면 리허설을 했는데요, 한 인터뷰에서 마돈나는 정사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체계적이서, 전혀 섹시하지 않았다"고 말한 반면, 윌럼대포는 "자신도 모르게 흥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간적이네요.
두 주연배우는 어떤 정사 장면에서는 대역을 썼다고 하는데요, 주차장 장면은 진짜라고 하네요. '촛불과 샴페인' 장면에서도 진짜로 해야 윌럼 대포의 연기가 뭐가 두려우면서도 기대감을 갖는 그런 모습니 더 '리얼'하고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마돈나는 주장해서 직접 촬영을 했는데요, 거 촛농을 막 몸에다 뿌리고 그러든데... 거 안 뜨거웠을라나... 근데 촛농씬은 마돈나의 애드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플래툰의 일라이어스 중사의 명장면도 애드립이라고 하네요. 윌럼 대포는 가슴에 총도 맞고 촛농도 맞고.... 명장면 나오고...
영화 내에서 그려지는 정사장면은 대부분 지배와 복종적인 성향(Dominance(지배)/Submission)을 그리는데요, 마침 마돈나는 그녀의 누드집 S.E.X와 앨범 에로티카를 준비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역할에 대비하여 마돈나는 허리띠를 이용해 누군가의 팔을 등 뒤로 묶는 방법을 포함한 ‘몇 가지 요령’을 실제 그런 성향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배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제작자는 마돈나에게 누드집 'S.E.X'의 출판을 몇 달 늦춰달라고 애원했지만, 마돈나는 단박에 거절했습니다. 영화 성적은 좋지 않았고, 제작자는 누드북의 영향이 성적 저하에 기여를 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만... 글쎄요. 그럴 수도...
제작자는 마돈나와의 정사씬이 상대 남자배우에게는 큰 보너스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럴 수 있죠. 영화도 찍으면서, 물론 연기지만, 마돈나와 한 침대에서... 그럴 수 있다는 거... 남자배우라면 혹 할 수 있죠. 근데 마돈나의 애인 역을 한 마이클 포레스트는 그게 별로 내키지 않았나 봐요. 그래서 거절의 의미로 높은 개런티를 요구했습니다. 근데 제작자가 OK 해버린 거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배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본작의 마돈나의 출연료는 다른 배우들의 출연료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그때야 뭐 우주대스타였죠. 그리고 마돈나는 이 작품에서 그녀의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윌럼 데포도 그렇지만... 그닥 큰 관심거리는 못 되죠. 근데 윌럼대포의 그것은 레알 '대포'라고 하네요. 작품을 아주 잘 유심히 보시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줄리언 무어가 말하길, 마돈나는 영화 촬영 내내 ‘메쏘드연기’에 빠져 줄리안 무어와 얘기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꼬신 변호사의 아내 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줄리안 무어는 마돈나를 때리는 연기를 할 때 매우 긴장을 해서 따귀를 때릴 수 있는 위치에 근접하지 못한 손을 날렸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장면을 보시면 좀 어설프구요. 마돈나의 고개는 우습게도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마치구요,
마돈나의 모든 것, 육체의 증거, 마돈나의 팬이시라면, 꼭 보시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mdyDGyDGPY4&t=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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