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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영화를 보러 갔다

CALIGULA, 칼리굴라, 칼리귤라, 로마3대 황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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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3대 황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Gaius Iulius Caesar Augustus Germanicus)의 재위 직전부터 죽음에 이르는 약 4년간의 그의 광기적인 삶을 그린 영화 ‘칼리굴라 Caligula'입니다.

'칼리굴라'는 로마 군인들이 신던 가죽장화를 말하는 '칼리가 caliga'에서 나온 말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는 어린 시절 로마 군인들 틈에서 자랐으며, 군인들은 ‘작은 가죽 장화’를 신고 다니는 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를 '칼리굴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칼리굴라’는 세상 둘도 없이 논란이 많은 포르노인 듯 포르노 아닌 포르노 같은 작품으로 펜트하우스 Penthouse의 창간인인 밥 구치오네 Bob Guccione가 제작하고, 이탈리아 에로티시즘의 거장 틴토 브라스 Tinto Brass가 연출하였으며, 영국의 명배우 피터 오툴 Peter O'Toole, 존 길거드 경 Sir John Gielgud, 말콤 맥도웰 Malcolm McDowell, 헬렌 미렌 Helen Mirren 등이 출연하였으며, 다수의 펜트하우스 펫 Penthouse Pet 모델들의 숨김없는 나체와 실제 정사씬으로 배경을 장식한 영화입니다.

1979년 작인 본 작품은 국내에서 바로 개봉되기가 어려웠겠죠. 무려 12년 후인 1991년 너덜너덜하게 줄거리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편집이 되어 개봉되었습니다. 물론 뭐 그전에 보실 분들은 다 보셨겠지만요, 제대로 스토리를 알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다소 사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의 악행을 중점적 소재로 한 영화 칼리굴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로마의 절대 권력자 2대 황제인 티베리우스의 양손자로 왕위 계승자인 칼리굴라는

황제의 친손인 저멜러스에게 왕위가 계승될 것을 염려하여, 심복 매크로의 도움으로 티베리우스를 살해, 왕위에 오릅니다. 왕위에 오른 칼리굴라는 스스로를 신으로 칭하며 절대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극단의 쾌락과 폭정을 펼칩니다. 결국 국정의 주변부는 그의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근위대장 카에리아의 칼에 의해 칼리굴라는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한줄요약 : 절대권력은 절대로 편히 못 죽는다.

 

영화 칼리굴라의 상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구요, 그 제작 배경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펜트하우스의 창간인인 밥 구치오네는 이미 잭 니콜슨 Jack Nicholson 주연의 ‘차이나타운 Chinatown’을 비롯한 몇 편의 영화에 투자를 하여 재미를 보자 좀 더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성인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자 합니다.

이에 희대의 폭군으로 유명한 칼리굴라를 선정하여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조카인 프랑코 로셀리니에게 기획을 맡깁니다. 한편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감독인 리나 베르트뮬러에게 시나리오를 위탁했는데 구치오네는 그것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벤허의 공동 집필가였던 고어 비달에게 시나리오가 넘겨져 새로운 대본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양성애자였던 비달은 동성애적인 내용을 강조하였으나, 구치오네는 이 역시 맘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구치오네는 직접 시나리오를 고쳐 동성애적 요소를 줄이고 칼리굴라와 그 여동생인 드루실라와의 사랑을 추가하였습니다.

이에 비달은 “그럼 타이틀 나한테 줘” 그래서 20만 달러를 받고 ‘고어 비달의 칼리굴라 Gore Vidal's Caligula’라는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엔 그 이름을 빼게 되지만요. 정식 개봉전 예고 포스터로 영화 타이틀이 '고어 비달의 칼리굴라'로 되어 있습니다.

 

 

고어 비달의 칼리굴라

 

 

여기 보시면 배우 크레딧에 캐스팅에서 하차한 마리아 슈나이더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인 구치오네는 이제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존 휴스톤과 리나 베르트뮬러에게 감독직을 부탁하나 차례로 거절당하고, 왜 거절하겠어요? 이게 내용이 상당하거든...

영화 ‘살롱 키티 Salon Kitty’를 본 구치오네는 틴토 브라스에게 감독직을 제안합니다. 이에 틴토 브라스는 시나리오의 수정을 조건으로 감독직을 받아들여 집단 난교나 많은 수의 여자의 나체, 남근 장식물 등 그만의 성적 콘텐츠를 추가 확장하게 됩니다.

고어 비달은 처음엔 괜찮은 사람이었던 칼리굴라가 절대 권력을 가지므로 해서 광기를 부리게 되고 타락하는 과정을 그렸던 반면, 틴토 브라스는 칼리굴라는 선천적인 괴물이라는 상상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여기에 구치오네는 나중에 더 많은 폭력성과 정사씬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렇게 3인의 각기 다른 주관이 들어간 시나리오는 후에 주인공 칼리굴라가 된 말콤 맥도웰의 의견도 들어가고, 틴토 브라스가 빠지고, 후반 작업 감독으로 들어간 지안카를로 루이의 의견도 들어가며 섹스와 폭력과 광기가 난무하는 포르노 시대극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찌되었건 영화 칼리굴라는 당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대응할 작품이 없는 大괴작이 되었는데요. 총제작비가 1,750만 달러가 들었으며, 2,300만 달러의 박스 오피스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영화 칼리굴라에서 흥미로운 배우는 칼리귤라의 여동생이자 연인이었던 드루실라 역의 테레사 앤 사보이Teresa Ann Savoy입니다. 왠지 호텔이 생각나는 이름인데요, 영국 런던 출신의 테레사 앤 사보이는 16세에 가출하여(출가가 아님)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히피 집단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우찌우찌하다가 18세 때 이탈리아의 성인잡지 플레이멘 Playmen에 ‘테리Terry’라는 이름으로 모델 데뷔를 하게 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습니다.

이후 두 편의 이탈리아 영화를 찍은 후 1975년 틴토 브라스를 만나 출세작 ‘살롱 키티 Salon Kitty, 1976’에서 헐벗은 연기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그녀는 독일소녀연맹의 소녀로 나치의 접대부에서 스파이가 되는 연기를 하게 됩니다.

이어 틴토 브라스를 따라 희대의 역작 칼리굴라에 출연하게 되는데요, 애초에 이 드루실라 역에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Last Tango in Paris, 1972’의 마리아 슈나이더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잦은 누드씬과 베드씬으로 인해 촬영을 거부합니다. 결국 드루실라 역할은 테레사에게 돌아갑니다.

마리아 슈나이더는 이미 전작이었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부터 노출과 섹스씬에 거부감이 있던 터였고, 정신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테레사는 칼리굴라의 여동생이자 연인인 드루실라 역을 거의 홑껍데기 천 하나이거나 맨몸으로 잘 소화해냈으나 기라성 같은 주조연에 가려 배우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였습니다. 결국 ‘살롱 키티’와 ‘칼리굴라’ 두 작품만이 그녀의 대표작으로 남아있습니다.

특이한 관련 내용 중 하나를 소개드리자면, 칼리굴라에는 다수의 펜트하우스 펫 모델이 출연을 하는데요, 그 중 아네카 디 로렌조Anneka Di Lorenzo라는 배우가 있습니다.

 

 

 

 

1952년생인 그녀는 1973년 펜트하우스 펫 모델이 되어 수년간 펜트하우스 잡지를 누드로 장식했습니다. 1974년부터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1977년 ‘멧살리나, 멧살리나’와 ‘칼리굴라’에서 동명의 배역인 ‘멧살리나’로 출연합니다. 그 후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릴러 ‘드레스드 투 킬 Dressed to Kill, 1980’의 단역으로 영화 인생을 마감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2011년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미군 해병대 기지 내 해변에서 알몸의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차량으로부터 1마일 이상 떨어진 절벽 아래에서 발견된 시신에는 손목 및 가슴 부위에 자상이 발견되었으며, 차량 안에는 피 묻은 옷가지가 봉투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수사관들은 자살(익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가족들은 이에 반해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사망 이전엔 '칼리굴라'의 출연을 시켜준 펜트하우스의 발행인 밥 구치오네와 연애도 하였지만 후에는 사이가 틀어져 소송전도 벌였던 그녀는 이렇게 불행하게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칼리굴라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의 보스턴에서는 영화 칼리굴라를 상영금지시켰는데요, 주민들이 글쎄 다른 주에 가서 보고 오더랍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어지는 심리적 현상’을 칼리굴라 효과라고 한답니다.

최고의 ‘하드코어 극영화’ 칼리굴라, 가능하면 안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MmQgAEf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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