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제목에서 보시듯이 [원초적 본능]입니다.
원제는 BASIC INSTINCT로 국내 개봉 외화 중 잘 뽑은 한글 제목으로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1992년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었구요, 제65회 아카데미상 편집상과 음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원초적 본능 2가 2006년 개봉하기는 하였으나, 그저 1편의 명성에 기대어 만들어진 것이라 작품성이나 흥행에서나 논의할 만한 것이 못되어 여기서는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에로틱 스릴러의 대표작이며, 후에 '원초적'이나 '원죄적' 이란 수식어가 달린 아류작을 배출하게 만들었던 [원초적 본능]은 국내에 1992년 5월 23일 개봉했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대충 한줄 요약 하자면,
살인 용의자 여류 소설가와 문제적 형사와의 죽음을 넘나드는 섹스(!)와 사랑(?)
으로 축약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샤론스톤의 다리 꼬는 한 장면이 이 영화의 상징이죠.
이 장면은 영국의 온라인 영화 서비스 업체인 LoveFilm에 투표 조사에 따르면, '눈깜짝하면 놓치는' 장면 중 가장 많은 득표수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다시 되돌려보는 장면'으로 투표를 해도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왜냐... 눈깜짝하다 놓쳐버리는 데다가, 보고도 내가 뭘 본 건가 확인 해보기 때문이죠. ㅋㅋㅋㅋ
사실 이 장면은 정작 대본에는 없었고, 감독인 폴 버호벤의 경험담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폴 버호벤의 대학시절 한 파티에서 목격한 한 여인의 행동(폴 버호벤을 당황케 하기 위해 했던)에서 떠올려 이 장면을 찍게 된 것이죠.
샤론 스톤에 따르면, 폴 버호벤는 다리꼬기 장면을 위해 속옷을 벗으라고 부탁했답니다. 그는 속옷이 너무 밝아 카메라에 비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샤론 스톤은 자신의 성기를 보이게 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그렇게 하기로 동의하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인에게 그녀의 모든 것이 공개되고야 말았습니다!
사전 조기 시사회에서, 샤론 스톤은 문제의 장면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샤론 스톤은 중요 장면을 자신과 상의하지 않은 감독에게 심드렁했지만, 그대로 영화 속의 캐릭터에게 부합한다고 느꼈기에 그 장면을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에이전트들은 그 장면이 샤론 스톤의 미래 경력에 해를 끼칠 것을 우려해서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습니다. 이것이 샤론 스톤의 마음을 바꾸게 했고, 컷을 삭제하기를 요구했지만, 폴 버호벤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항간에는 샤론 스톤이 폴 버호벤의 따귀를 때렸다고 하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덕분에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이 탄생했고, 샤론 스톤은 수십 년을 다리꼬는 섹시한 여자의 이미지로 살고 있습니다.
'샤론 스톤 = 원초적 본능 = 원초적 스톤 = 샤론적 본능'이 된 것입니다.
그녀의 섹시 이미지가 얼마나 히트를 했냐면 구구만리 머나먼 한국 땅에서 휘발유 광고를 할 정도였다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DknFbbAeAKA&feature=emb_logo
작품을 연출한 폴 버호벤(Paul Verhoeven)은 1938년생으로,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영미권 감독이 아닙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으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입니다. 본국인 네덜란드에서 명성을 쌓은 후 헐리우드로 넘어가, 로보캅, 토탈리콜, 원초적 본능 등을 성공시키며, 흥행 감독으로 승승장구했으나, 살색이 난무했던 [쇼걸]의 폭망과 [스타쉽 트루퍼스]의 연이은 흥행실패로 명성이 꺾였으며, 케빈 베이컨, 엘리자베스 슈 주연의 할로우맨을 끝으로 헐리우드 생활을 마감합니다.
그뒤로도 작품활동을 했지만 대중들에게는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폴 버호벤 감독은 이 작품을 제작하기로 계약했을 때, 영화 내에 남자의 발딱 선 페니스가 들어간 주류영화를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심의 문제로 그것이 어려웠죠. 대신 영화의 시작 부문에 살해된 록가수 보즈의 사체 장면에서 축 늘어진 그의 고추를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무삭제버전에서입니다.
폴 버호벤의 성기 보여주기는 다른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쇼걸]에서는 주조연의 음부를, [할로우맨]에서는 케빈 베이컨이 투명인간 상태의 윤곽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집착인가요? 보는 우리는 뭐 흥미롭지만요.
남자 주인공인 마이클 더글라스는 1944년생으로 젊었을 적엔 아버지 커크 더글라스의 아들이란 딱지가 늘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 이미지 독립에 성공하였습니다.
대표작으로 로맨싱스톤, 위험한 정사, 월 스트리트, 장미의 전쟁, 블랙 레인, 폭로 등이 있지만, 사실 어떤 것도 대표적으로 상징되는 이미지 작품은 없습니다.
이를 테면,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코난이나 프레데터, 코만도 등의 이미지나, 실베스타 스탤론의 록키, 람보 등의 대표적인 영화적 이미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원초적 본능 역시 결과적으로 샤론 스톤에 많은 비중과 시선이 가있지 그에게는 그저 남자 주연이었다 정도... 안습입니다.
그래도 뭐 띠동갑 곱배기의 아내인 캐서린 제타 존스와 세 자녀를 두고 살고 있으니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 그것이 성공 조건은 아니지만, 나름 한 시절을 최고의 미인배우로 보냈던 존스 아니었습니까?
마이클 더글라스가 원초적 본능에서 연기했던 형사 닉 커런 역은 애초의 대본에는 캐슬린 터너를 염두에 두고 레즈비언 형사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젊은 형사로 수정이 되었고, 마이클이 캐스팅 되면서 42세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헌데 당시 마이클의 나이는 47세였다네요. 그래서 그는 촬영 전에 얼굴 주름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영화중 위험한 운전 장면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않고 본인이 직접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섹스씬 역시 샤론 스톤과 직접 연기했는데요, 저라도 그랬겠네요. 그런 장면에 대역을 왜 써~ ㅋㅋㅋㅋㅋ
마이클과 샤론 스톤은 섹스씬 내내 에이즈의 위험 때문에 성기패드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에이즈의 위험이 극에 달해있던 시절이라 그랬을 겁니다.
폴 버호벤은 이 둘을 가지고 이런저런 장면과 체위로, 근접샷, 중간 샷, 광각 등 가능한 한 모든 장면을 열흘이 넘는 시간을 두고 촬영했는데요, 이 중 메인 섹스씬은 5일 동안 촬영을 했다고 하니, 에헤라디여~~~ 마이클은 정말 좋았겠네요. 때문에 감독은 심의에 대비해서 보다 자유로운 편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작품의 계약에서 전면 누드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샤론 스톤과의 메인 섹스씬에서 그는 전면은 아니지만 올 누드를 보였으며, 그의 탱탱하지 않은 엉덩이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샤론 스톤의 것도 볼 수 있습니다.
폴 버호벤이 닉 커런 역을 두고 생각했던 배우는 단순하게 로보캅의 피터 웰러를 생각해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해리슨 포드, 케빈 베이컨, 멜 깁슨, 로버트 드 니로, 숀 펜, 존 허드, 탐 행크스, 찰리 쉰, 마이클 J.폭스, 실베스터 스탤론, 잭 니콜슨, 브루스 윌리스, 알 파치노, 크리스토퍼 로이드, 마틴 쉰, 니콜라스 케이지, 데니스 퀘이드, 제프 브리지스, 존 트라볼타, 리차드 딘 앤더슨, 돈 존슨, 척 노리스, 리차드 기어, 피터 웰러, 톰 베린저 등이 물망에 올랐구요.
웨슬리 스나입스, 덴젤 원싱턴, 리차드 딘 앤더슨, 돈 존슨 등에게 제안이 갔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그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사를 했습니다.
또한 이 역에 오디션을 본 배우들로는 브레드 피트, 탐 크루즈, 레이 리오타, 패트릭 스웨이지 등이 있습니다. 레이 리오타는 어울릴 것 같군요.
이들 중 리차드 기어는 후에 마지막 연인(Intersection, 1994)에서 샤론 스톤과 연기했습니다. 톰 베린저는 [원초적 본능]의 대본이 맘에 안들어 거절했지만, 슬리버(1993)라는 작품에서 샤론 스톤과 연기했습니다.
원초적 본능은 경찰서 내 의사인 닥터 베스 가너를 연기한 진 트리플혼의 데뷔작이었는데요, 그녀와 마이크 더글라스의 섹스씬은 리허설 장면이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배우들에겐 촬영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감독은 그 장면이 아주 맘에 들어 영화에 사용하였습니다.
근데 몇 명의 비평가들은 이를 강간이라 판단했고, 당시 에이즈 유행 때문에 콘돔을 사용하는 장면으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데 강간하는 놈이 콘돔을 사용한다굽쇼? (계획된 것이 아닌 이상...)
마이클 더글라스는 여주인공 캐서린 역에 유명한 기성 스타가 출연하길 원했습니다. 즉, 자신을 포함한 두 명의 스타배우가 남녀 주인공으로 연기하길 원했던 것이죠. 그리고는 줄리아 로버츠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완전 누드에 대해 꺼려했고, 결국에는 당시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샤론 스톤에게 배역이 넘어갔습니다.
이 배역에 고려되었던 배우는 로산나 아퀘트, 코트니 러브, 멜라니 그리피스, 제니퍼 그레이, 브리짓 폰다, 조디 포스터, 헬렌 헌트, 제이미 리 커티스, 발레리아 골리노, 베트 미들러, 헤더 그레이엄, 지나 데이비스, 매들린 스토우, 엘리자베스 슈, 켈리 프레스톤, 로라 던, 데미 무어, 린다 해밀튼, 다릴 한나, 우마 서먼, 킴 베이싱어, 니콜 키드먼, 다이안 레인, 제이퍼 제이슨 리, 헤더 록클레어, 코트니 콕스, 앤디 맥도웰, 마돈나, 버지니아 매드슨, 레베카 드 모네이, 킴 캐트롤, 지나 거손, 제니퍼 코넬리, 로빈 라이트, 헬레나 본햄 카터, 미셸 파이퍼, 테이텀 오닐, 캐슬린 터너, 마리사 토메이, 엘렌 바킨, 사라 제시카 파커, 메릴 스트립, 라라 플린 보일, 아네트 베닝,
미미 로저스, 이사벨라 로셀리니, 멕 라이언, 시빌 셰퍼드, 멜리사 길버트 등 그냥 생각나는 대로 고려되었던 듯 하네요. 그냥 막 불러 ㅋㅋㅋㅋ
보도에 의하면, 켈리 린치가 이 배역을 제안 받았고, 마리엘 헤밍웨이, 캐서린 오하라, 켈리 맥길리스가 오디션을 보았다고 합니다.
또 케이 렌즈와 레나 올린 등이 이 역을 원했지만 감독 폴 버호벤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레나 올린도 감독이 맘에 안 들었대나 뭐래나...
샤론 스톤은 킴 베이싱어, 줄리아 로버츠, 켈리 린치 등 13명의 여배우들이 거절한 후에야 제안을 받았는데, [토탈 리콜]에서 눈여겨 본 폴 버호벤이 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지명도가 낮아 마이클 더글라스는 반대했는데, 더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을 거였죠.
그렇다고 샤론 스톤 또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샤론 스톤은 멘사 회원일 만큼 머리가 좋은 배우인데, 당시 법률을 공부하느라 연기를 포기하려고 했었다고 하네요(1958년 생인 그녀는 당시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들어온 대본에 자신이 적임자라 생각했고, 몸에 딱 달라붙는 드레스를 입고서 마이클 더글라스와의 스크린 테스트를 통과하여 그 배역을 따냈습니다.
어쨌든 많은 여배우들이 캐서린 트러멜이 되기를 거부했고, 샤론 스톤만이 그녀가 되기를 희망했기에 된 것입니다.
다른 배역으로, 캐서린의 동성 애인인 록시역에 브룩쉴즈에게 제안이 갔었는데, 브룩 쉴즈 역시 노출 연기가 두려워 이 역을 거절했다고 하네요. 역시 여배우에게 노출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그토록 원하는 데도 말이죠. ^^;;;;
아무튼 그렇게 어렵게 따낸 배역이지만, 빌 케이블이 연기한 록스타 보즈와의 첫 섹스씬부터 샤론 스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네요. 처음부터 올누드로 나오지 말이죠. 대역을 쓰지 않았냐구요? 이 작품의 섹스씬에는 대역이 없다고 합니다. 유후~!
[원초적 본능]은 다리꼬기 장면으로 상징되는 영화지만, 실은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 충만한 눈요기 거리와 소소한 액션 등 대중 영화로서의 재미가 충분한 작품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에로틱 스릴러의의 새로운 지평을 연 수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따져보자면 이 이전에도 또 이후에도 손꼽을 작품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에서도 그 증명이 되지요.
에로틱 스릴러의 원탑! 원초적 스톤, 혹은 샤론적 본능!
오랜만에 에로틱 스릴러의 명작 [원초적 본능]으로 후끈~하게 온몸을 달궈보는 것은 어떨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YqTVtgubUdU&t=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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