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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맛집여행

작은공주님이 살던 동네에 있는 작은 메밀국수집 소공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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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은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소공녀든지 소공자든지 뭔가 관련이 있을 법도 하고 웨스틴조선호텔이나 롯데백화점 같은 랜드마크 등도 소공동을 꾸며주는 것들이라 소중하거나 고품격(?)의 이미지가 풍기는 동네지요.

소공동의 한자는 작을 '小'에 공평할 '公'자입니다. 헌데 이 동네 이름의 유래는 조선 태종 때로 올라가니 왕의 둘째딸인 경정공주(慶貞公主)의 궁이 있어 작은 공주가 산다는 의미로 작은공주골 즉 소공주동(小公主洞)이라고 부른 데서 기인한다고 하니 처음에 이야기 했던 소공녀나 소공자와 또 그다지 먼 관계는 아닌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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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우

지금은 그 터에 웨스틴조선호텔이 들어서 앉아있어 옛 모습에 대한 자취를 찾을 수는 없지만, 그 옛날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환구단(圜丘壇)이 공원화되어 있어 돌로 만들어진 석고(石鼓), 팔각지붕의 3층 건물인 황궁우(皇穹宇)라는 건물과 아치형의 석조대문이 사적으로 남아있어 '작은 공원'으로서의 小公洞의 의미는 생각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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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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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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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우의 토우(어처구니)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은행 방향으로 건너편에는 '소공분식'이라는 동네이름을 딴 작은 분식집이 있습니다. 분식집이라고는 하나 학교 앞에 있는 라면이나 떡볶이를 많이 파는 분식집과는 달리 메밀국수와 칼국수가 전문인 가게로 테이블도 몇 안 되는 작은 식당입니다. 하지만 나무로 된 낡은 미닫이 문짝으로 왠지 정감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동과 메밀전문이었던 것이 우동이 해물칼국수로 바뀌었습니다. 작고 좁은 아담한 식당이지만 주변 직장인들의 입맛은 물론 그들의 거래처 외국인의 점심 접대에도 곧잘 이용이 되는 곳이니만큼 근처에 가시거들랑 한 번 들르셔도 좋을 곳입니다.

소공동 주변엔 메밀국수로 이름난 곳이 몇 군데가 있습니다. 먼저 서소문동의 '유림면'이란 곳인데 나름 이름값을 하는 곳입니다. 새로 건물을 리뉴얼을 해서 깔끔한 분위기에 가게도 널찍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생긴 지도 50년이 넘었으니 명성이 자자한 곳이죠. 하지만 한참 점심때면 사람들로 들이 차서 줄을 서야 하고, 선불을 내야하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진득하고 진한 맛의 장국(쯔유)에 차고 졸깃한 메밀을 찍어 먹는 맛이 좋습니다. 또 하나는 북창동에 자리한 45년 전통의 '송옥'이란 곳입니다. 역시 역사가 자랑하듯이 많은 분들이 찾고 있으며 이곳도 한창 땐 줄을 서야한다는 불편함이 있죠. 이 두 곳에 비해 명성은 못 미치지만 남대문시장 골목에 ‘우모촌’이란 곳도 있습니다. 이거 엄한 집 광고를 하고 있군요. ^^

소공분식은 아주 소박하고 작은 식당에 불과합니다. 가게도 좁구요, 자리가 다 찬다고해도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은 고작 20여명입니다. 자리가 적다보니 이곳도 한창 때면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만, 잠깐 시간을 벗어난다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시원하고 쌉싸름한 메밀국수를 맛보기엔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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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메밀국수를 즐기는 방법이라면 네 가지가 있습니다. 냉메밀과 온메밀, 비빔메밀 그리고 냉메밀콩국수가 있습니다.

주로 많이 시켜먹는 메뉴는 냉메밀(소바)과 비빔메밀인데, 냉메밀의 장국은 묽은 편입니다만, 쌉싸름한데다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면발의 메밀국수를 씹는 맛이 좋습니다. 비빔메밀 또한 그렇게 맵진 않지만 알싸하고 칼칼한 양념장에 비벼먹는 메밀국수의 맛이 일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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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분식의 콩국수는 메밀전문점이니만큼 소면이나 중면 대신 메밀국수를 사용합니다. 얼음 띄운 차가운 콩국에 반가운 계란 반쪽이 얹어져 있고, 아삭한 오이와 함께 탱탱하고 쌉싸름한 메밀국수를 먹는 맛은 여름이 아니면 또 소공분식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별미 중의 별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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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김치와 단무지가 전부이지만 늘 묵지 않은 아삭한 맛을 보여주고 있어 모양만 반찬인 것들과는 확실히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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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적은 여자 분이라면 김밥과 냉메밀을 주문하여 둘이 먹어도 좋습니다. 냉메밀은 두 덩이를 주니까 하나씩 먹고 부족한 것은 김밥으로 채우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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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칼국수 또한 맛이 좋습니다. 울퉁불퉁한 모양의 졸깃한 면발에 북어, 바지락, 굴, 홍합 등 실한 해물로 맛을 낸 시원한 국물은 비가 내린 선선한 날이면 주위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잡아당기는 메뉴로 소공분식의 또하나의 대표선수입니다. 조금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공기밥이 서비스가 되니 남은 국물에 말아 훌훌 떠먹고 나면 한 끼 식사로 거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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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단이 있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맞은편 한국은행방향으로 가면 1층에 양복점 여럿 있는 건물에 있습니다. 주차장은 없구요, 카드 사용 가능합니다. 냉메밀/온메일/비빔메밀/해물칼국수 공히 5,000원 냉메밀콩국수는 콩값이 올랐다고 6,000원을 받네요. ^^ 김밥은 2,000원입니다. 02-77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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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저널 : 백도씨_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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