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의 메뉴 이름은 '소고기국수'였다. 근데 소고기국수가 뭐냐고 묻는 손님이 많아서 이해하기 편하게 '잔치'를 추가하였다. 

소고기잔치국수를 제일 처음으로 올리는 이유는 내가 국숫집을 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식당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과연 메뉴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그러던 중이었나 형이 결혼을 했다. 천안에서 하였는데 예식이 끝나고 시골집에선 동네분들 대접한다고 잔치국수를 하였다. 난 그저 포장마차나 식당에서 흔하게 먹던 국수려니 생각을 했고, 늦은 부페 점심을 먹어선지 배가 고프지 않아 먹지를 않고 있었다. 국수가 하나하나 빠지고 몇개가 남지 않았을 무렵, 그래도 형 결혼 잔치인데 맛이나 보자고 어머니께 하나 말아달라 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맛이 있었다. 푹삶은 소고기를 결결이 찢어 올리고 계란 지단에 다른 뭐가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진한 육수에 말아먹은 그 잔치국수가 맛이 좋았다. 그때 생각난 것이 나중에 식당을 하면 잔치국수를 팔아야겠다는 것이었다.

잔치국수에 대한 이야기는 또 하나 있다. 아버진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1년 정도 병원에 입원 및 통원을 하면서 치료를 받으셨다. 그 후반이었는데 한 차례 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할 때였다. 병원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집으로 가는데 아버지께서 잔치국수가 드시고 싶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아니라서 어디에 잔치국숫집이 있는지 몰라 일단 먹자골목이 있는 동네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잔치국숫집은 보이지 않았고 무턱대고 헤매다닐 수는 없어 시장도 하실 테니 잔치국수는 다음에 드시고 그저 보이는 칼국숫집은 어떠냐고 아버지께 권했다. 아버진 아들이 헤맬 것을 염려한 것인지 그러자며 칼국숫집으로 가셨다. 거기서 칼국수와 보쌈을 맛있게 드시고는 귀가를 하였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 되었다. 귀가 후 다음 날 아버진 몸이 안 좋아졌고, 다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렇게 아버진 드시고 싶은 잔치국수를 못 드시고 가셨다. 난 아버지가 잔치국수를 원했던 것은 앞서 얘기한 형의 결혼식 때 먹었던 잔치국수에 기인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장남의 결혼식이었고 아마도 처음으로 집안 잔치로 동네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잔치국수를 대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버진 기쁘고 즐거웠을 것이었다. 그래서 잔치국수가 드시고 싶었던 것일 텐데, 그것을 못 사드린 것이 여전히 섭섭하고 그 이후로 잔치국수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 되었다.  

 

친친국수의 잔치국수는 소고기잔치국수이다. 그리고 그 원형을 형의 결혼식 잔치국수에서 따왔다. 그때 어머니께서 고기육수를 썼는지 멸치육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것을 고기육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잔치국수를 만들어 판다면 소고기 육수를 쓰리라 했다.

육수는 소 양지를 대파, 마늘, 생강, 후추 등과 함께 세 시간 이상 삶은 물을 사용한다. 거기에 물을 추가하고 소금 간과 감칠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조미를 한다. 고기는 결결이 찢어 소금을 넣어 버무리고 고명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계란 지단과 당근, 대파, 김가루를 올린다. 육수는 기본적으로 간이 있는 편인데, 나중에 국수에 넣게 되면 약해진다. 해서 충분히 간간하게 소금을 넣는다. 짭잘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가 맛있지만 국물까지 모두 마신다면 건강에 좋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염분을 그만큼 더 섭취하게 되는 일이니 말이다. 그러니 국물은 적당히 드시는 게 좋다.

소고기잔치국수에는 후추를 뿌려 먹는 게 제맛이다. 적당히 후추를 국물에 뿌리고 면발을 잘 섞어 말아 고명과 함께 한 젓가락 올려 후후 불어 입안 가득 물면 뜨근한 국물에 젖은 면발이 몇번 씹지 않아도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간이 배인 고기와 지단이 씹는 맛을 더해 고소함을 느끼게 해준다. 김가루는 개인적으로 많이 넣는 것을 배제하는데 워낙 그 향이나 맛이 강해 본래의 소고기육수의 맛을 반감시킨다. 하지만 고기 내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입맛에 맞게 더 넣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국물을 들이마시면 고소함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느껴지며 뜨근함이 목구멍을 타고 가슴을 흘러 배까지 닿아 빵빵하니 포만감이 느껴진다. 찬바람 부는 늦가을이나 겨울이 제격이지만 요즘 같은 계절도 열대야만 아니라면 저녁에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이열치열 후끈함 뒤에 오는 시원함도 느낄 수 있다.   

 

 

Posted by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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