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는 이야기/맛집여행

청화집, 병천순대의 원조집을 가다

반응형

날씨가 추워지면서 점심 때 찾게되는 것이 설렁탕, 순대국 같은 뜨거운 국물에 하얀밥을 말아 약간은 시큼하게 익은 김치나 깍두기를 얹어먹는 것이다. 해서 곧잘 동료들과 설렁탕집이나 순대국집을 순회하곤 했는데, 설렁탕도 물론 집마다 다르겠지만 순대국이 또 집집마다 다른데다, 일반 잡채순대와는 다르게 병천순대나 백암순대 같이 어느 지명에 유래한 순대들이 있어 거리가 멀어도 간혹 찾아가 사먹은 적이 있었다.

그중 병천순대는 나의 고향과 가까운 곳에 있어 은근히 반기게 되었는데, 실상은 단 한 번도 병천에 가서 순대국을 먹은 일은 없었다. 하여 언제 한 번 원조 병천 순대를 먹어봐야겠는데... 하고 기회만 오기를 기다리다.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짬을 내어 병천을 찾아보았다.

인터넷을 뒤져 알아본 바에 의하면 청화집이란 순대국집이 원조라 하는데, 내비를 찍으니 나온다. 병천에 들어서 면사무소 가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바로 우측으로 청화집이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시다시피 주차 공간은 협소하다. 빡빡하게 주차를 한다고 해도 다섯대 정도면 꽉 들어찰 듯.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탓인지 식당 안은 한가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뉴판을 보니 단출하다. 순대국 두 개와 순대를 주문하여 보았다. 모듬고기는 순대를 제외한 머릿고기를 주는 것이다. 물론 순대에도 머릿고기가 조금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천원 짜리 순대다. 여기에도 물론 잡체가 들어가지만 야채가 많이 들어가고 진하고 구수한 선지맛이 강하다. 깔끔한 잡채순대를 선호한다면 조금은 거북스러울 수도 있겠다. 서울에서 먹었던 병천순대보다 더 맛이 강했다. 양은 좀 되는 편이라 친구와 함께라면 소주 두 병 까는 데는 별 무리가 없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 후에 나온 순대국밥. 원조집의 포스인가 약간의 누린맛이 났다. 그렇다면 잡내가 거의 없던 서울의 병천순대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라 판단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통은 난 양념장을 넣지않고 먹는데 미리 말해둘걸 그랬다. 국물이 뜨거운 데다 매운 양념까지 풀어 땀이 더 난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입맛 역시 평볌한 탓에 서울의 병천 순대가 먹기는 더 나았다. 뭐랄까... 좀 부드러운 맛이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그렇다고 청화집의 순대국밥이 그에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러인지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를 그대로 살린 것이 입맛이 민감한 사람에겐 먹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대국밥을 다 먹고나니 배가 불러 더 이상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하겠기에 남은 순대와 머릿고기는 포장을 해서 집으로 가져와 소주 안주로 활용했다. 입이 짧은 아내는 순대만 겨우 몇 개 먹고는 못먹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보통의 잡채 순대에선 익숙한 입맛인데다 선지의 맛이 강한 탓도 있을 것이다.

일단 양에서는 만족할 만 하지만, 모두의 입맛에 맞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순대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굳이 찾아가 맛을 보아도 좋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병천순대에 있어 청화집과 원조를 자처하는 집이 또하나 있는데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충남집이다. 이곳에서 맛을 보진 못했지만 다름 사람들의 평을 보니 맛은 조금 차이가 나는 듯하다. 청화집에 비해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청화집에 목매는 자가 아니라면 이곳을 찾아도 좋을 듯.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