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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이 만난 사람들

종이접기의 달인 서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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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호형호제하는 그를 처음 만난 건 내가 딴지관광청을 그만 둘 무렵이었다. 무작정 연락을 해서 그의 동네인 인천까지 갔다. 특별히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간 것은 아니었기에 내용이 많지는 않다. 때론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부부가 종이접기를 매개로 한길을 걷고있는 모습이 참 좋은 분이다. 그를 만났을 떄는 2004년 12월의 겨울날이었다. 이때는 '종이접는 청소부'였고 지금은 한 종이접기 협회의 창작분과를 담당하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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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청소부님을 알게 된 건 본인도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블로그를 통해서입니다. 특색있고 유익한 블로그를 추천 소개해주는 <이것이 블로그다> 코너에 소개된 것을 따라 들어가 보았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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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님의 작품. 그 동물의 특징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처음 그의 블로그에서 느낀 건 종이접기를 상당히 잘 한다는 것이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입체감과 양질감을 느낄 수 있는 종이접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흥미를 가지고서 지속적으로 지켜보았고, 어느 땐가 서로 이웃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웃으로 왕래를 하다가는 그의 생활이 궁금했고 한 번 만나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습니다. 이윽고는 러브콜의 리플을 달았고, 그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저의 러브콜에 답신이 왔습니다. 모월 모일 모시에 만납시다(벌써 일주일도 더 지났군요)... 하여 그가 살고 있는 인천으로 출동! 종이접기의 달인 '종이접는 청소부'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리가미님의 본명은 서원선이고 44세입니다. 이미 SBS를 통해 그의 모습을 본 분들은 알겠지만, 부인인 whitepaper님과와 고3인 딸 그리고 틱틱이라고 지우개똥을 이용한 공작을 아주 잘 하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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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님의 부인 whitepaper님. 정작은 이 분이 먼저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은행지점장 출신으로 16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3년전부터 청소대행업을 하고 있는 청소부님은 경기가 어려운 요즘 그 여파를 역시나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그의 닠네임인 '종이접는 청소부'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부는 청소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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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님 뒤로 청소 도구들이 보인다.

 
그럼 오리가미는 뭘까요? '오리가미'는 종이접기의 일본말입니다. 일본이 하도 그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보니 종이접기란 뜻의 고유명사화 되어 영어로도 오리가미라더군요.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사각형의 종이를 자르거나 붙히지 않고 접기만으로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이랍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다음 주소를 찾아가 보시면 됩니다.
 
 
재밌는 것은 종이접기를 시작한 것은 청소부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청소부님이 직장을 그만두자 아내인 화이트페이퍼님이 가계를 위해 종이접기를 시작한 것인데 이를 도와주다가 흥미를 느끼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소부님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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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의 작품으로 <공룡시대>란 전시작품을 만들었다.

 
오리가미의 작품적인 완성도는 앞서 말했듯이 단 한 장의 정사각형의 종이로 자르거나 붙이지 않고 사물의 형상을 구현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구현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똑같아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종이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내고 그 사물의 특징을 잘표현해내는 것이라고 청소부님은 강조합니다. 위의 공룡을 보더라도 티라노나 랩터의 경우를 보아도 공룡의 신체 비율이나 근육의 양감 등은 실제 공룡과 많이 흡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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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센티의 정사각형 종이에서 나온 곤충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엔 오리가미에 대한 인식이 적어 그저 개인의 취미생활로 여겨지기 십상입니다. 그 원조격인 일본에서의 오리가미는 대단한 문화예술적 가치로 인정되며 이를 행하는 사람들은 작가로서 대우를 받으며 생활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 아침에 그런 인식이 생길 리는 없겠지만 우리 나라도 다양한 문화예술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인식이 널리 퍼지고 생활에 구애됨이 없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시절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티비에 출연한 탓인지 요즘들어 청소부님의 블로그가 인기인 듯 합니다. 더불어 많은 분들에게 오리가미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기를 바라며, 청소부님 가정에 늘 행복이 떠나지 않기를 또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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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님과의 조촐한 술자리... 술을 참 빨리 드신다.
집에서 영화 보기를 즐기고 요리솜씨도 꽤 있으시단다.
이 점은 원미동도 비슷하다. 
 
 
 
청소부님의 블로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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