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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친친국수

친친국수의 메뉴 - 닭개장국수 친친국수의 두번째 메뉴는 닭개장국수다. 말그대로 닭개장에 국수를 말은 것이다. 그렇다면 닭개장은 무엇인가. 닭으로 만든 개장, 즉 육개장의 닭 버전이다. 메뉴의 아이디어도 육개장국수에서 따왔다. 근데 닭개장국수가 경북 대구 지역 음식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하지만 친친국수에서 파는 국수는 대구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이미지에서도 좀 다르다. 닭개장국수는 몇 번의 변화를 통해 지금의 모양을 갖추었다. 대파, 양파, 생강, 마늘 등의 채소와 닭을 한 시간 정도 삶고, 살을 발라 뼈를 넣고 다시 한 시간 육수를 우린다. 바른 살은 고사리, 느타리버섯, 숙주나물, 대파 등을 무친 건더기 양념과 함께 1인분씩 끓여 낸다. 처음에는 토란대를 썼으나 아린 맛이 강해 느타리 버섯으로 바꾸었다.. 더보기
친친국수의 메뉴 - 소고기잔치국수 애초의 메뉴 이름은 '소고기국수'였다. 근데 소고기국수가 뭐냐고 묻는 손님이 많아서 이해하기 편하게 '잔치'를 추가하였다. 소고기잔치국수를 제일 처음으로 올리는 이유는 내가 국숫집을 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식당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과연 메뉴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그러던 중이었나 형이 결혼을 했다. 천안에서 하였는데 예식이 끝나고 시골집에선 동네분들 대접한다고 잔치국수를 하였다. 난 그저 포장마차나 식당에서 흔하게 먹던 국수려니 생각을 했고, 늦은 부페 점심을 먹어선지 배가 고프지 않아 먹지를 않고 있었다. 국수가 하나하나 빠지고 몇개가 남지 않았을 무렵, 그래도 형 결혼 잔치인데 맛이나 보자고 어머니께 하나 말아달라 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맛이 있었다... 더보기
네잎클로버는 친친국수에 행운을 가져다주는가 뜻하지 않게 기분좋은 선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날이 맑지는 않던 어느날 기어코는 비가 쏟아지고 말았다. 바깥에 펴놓은 파라솔을 주차장으로 치우고 주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빗줄기가 더 굵어졌다. 뛰는 사람도 보였는데, 한 아가씨가 가게 차양 아래로 뛰어와 비를 피하고 있었다. 손님도 없고 해서 가게 안에 잠깐 앉았다 가라고 했더니 바로 가야 한단다. 그래서 마침 가게에 약간 좋지 않은 우산이 있어 괜찮으면 쓰고 가라고 건네 주었다. 아가씨는 고맙다고 바로 돌려주겠다며 우산을 쓰고 갔다. 아마도 난 그걸 잊고 있었다. 그 이후로 손님이 들었는지도 지금은 잘 기억에 없다. 입구에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뭔가를 또 열심히 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약간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아까의 .. 더보기
국수 한 그릇 내가 만든 국수 한 그릇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한 끼 적당히 떼우는 데 용이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만하다. 간혹은 면이나 건더기를 많이 남겨 맘이 상하기는 하지만 뭐 내 국수가 입맛에 안 맞는다거나, 혹은 면을 잘 못 삶았을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한다. 아직은 초보 국수 장수라 실수가 잦다. 그래도 두 번 세 번 찾아주는 손님이 있다는 것이 고맙고 즐겁다. 이른 저녁 시간이었다. 70은 넘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가게로 오셨다. 행색은 좀 추레해 보였는데 그렇다고 손님이 아닌 것은 아니니 주문을 기다렸다. 저녁을 먹자니 배도 안 고프고 안 먹자니 배고플 것 같고 해서 국수 하나 먹으러 왔다고 했다. 양을 많이는 주지말라 하셨다. 가게 건물 옆 건물 인근 주택에 사신단다. 소고기 .. 더보기
산 국수 죽은 국수 장사를 시작하고 며칠 지나서였다. 아직 점심 손님들이 채 빠지기 전 한 할머니께서 가게 현관 앞을 기웃거리셨다. 나가서 들어오시라 했더니 누구 찾으신단다.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가 없냐고 내게 물었다. 그런 분은 안 오셨다 얘기하니 알았다면서 발길을 돌리셨다. 그래서 그러고 말았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할머니는 또 오셨다. 재차 물으셨다. 아직 그런 분은 오시자 않았다도 말씀드리자 다시 되돌아 가셨다. 난 그저 사람을 찾나 싶었다. 또 얼마가 지났을까? 한 할아버지께서 양손에 지팡이를 들고서 가게 쪽으로 오셨다. 추측에 아까의 할머니가 찾던 분이리라 생각하고, 아까 할머니가 찾으시던데요? 하고 물으니, 알아 알아... 하셨다. 보니 아까 할머니가 뒤로 한두 걸음 떨어져 오고 계셨다. 어찌 되었든 두 .. 더보기
나는 국수 장수다 꿈이란 걸 언제부터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초의 바람은 법관이었다. 근데 그건 백프로 아버지의 희망이었고, 법관이 뭘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검사니 판사니 변호사니 법대니 하는 개념들이 머리에 윤곽이 잡히니깐 내가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공부를 해야하는가. 그러다가 정한 꿈은 시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문학과를 들어갔고 문학을 공부했다. 근데 시란 게 공부한다고 써지는 것도 아니고 시인이란 또 얼마나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가를 인식할 무렵 현실적인 밥벌이가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자리잡은 것이 대학교재 출판사였다. 책을 만드는 일은 그럭저럭 적성에 맞았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 겨울이면 히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