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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

네잎클로버는 친친국수에 행운을 가져다주는가 뜻하지 않게 기분좋은 선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날이 맑지는 않던 어느날 기어코는 비가 쏟아지고 말았다. 바깥에 펴놓은 파라솔을 주차장으로 치우고 주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빗줄기가 더 굵어졌다. 뛰는 사람도 보였는데, 한 아가씨가 가게 차양 아래로 뛰어와 비를 피하고 있었다. 손님도 없고 해서 가게 안에 잠깐 앉았다 가라고 했더니 바로 가야 한단다. 그래서 마침 가게에 약간 좋지 않은 우산이 있어 괜찮으면 쓰고 가라고 건네 주었다. 아가씨는 고맙다고 바로 돌려주겠다며 우산을 쓰고 갔다. 아마도 난 그걸 잊고 있었다. 그 이후로 손님이 들었는지도 지금은 잘 기억에 없다. 입구에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뭔가를 또 열심히 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약간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아까의 .. 더보기
국수 한 그릇 내가 만든 국수 한 그릇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한 끼 적당히 떼우는 데 용이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만하다. 간혹은 면이나 건더기를 많이 남겨 맘이 상하기는 하지만 뭐 내 국수가 입맛에 안 맞는다거나, 혹은 면을 잘 못 삶았을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한다. 아직은 초보 국수 장수라 실수가 잦다. 그래도 두 번 세 번 찾아주는 손님이 있다는 것이 고맙고 즐겁다. 이른 저녁 시간이었다. 70은 넘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가게로 오셨다. 행색은 좀 추레해 보였는데 그렇다고 손님이 아닌 것은 아니니 주문을 기다렸다. 저녁을 먹자니 배도 안 고프고 안 먹자니 배고플 것 같고 해서 국수 하나 먹으러 왔다고 했다. 양을 많이는 주지말라 하셨다. 가게 건물 옆 건물 인근 주택에 사신단다. 소고기 .. 더보기
산 국수 죽은 국수 장사를 시작하고 며칠 지나서였다. 아직 점심 손님들이 채 빠지기 전 한 할머니께서 가게 현관 앞을 기웃거리셨다. 나가서 들어오시라 했더니 누구 찾으신단다.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가 없냐고 내게 물었다. 그런 분은 안 오셨다 얘기하니 알았다면서 발길을 돌리셨다. 그래서 그러고 말았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할머니는 또 오셨다. 재차 물으셨다. 아직 그런 분은 오시자 않았다도 말씀드리자 다시 되돌아 가셨다. 난 그저 사람을 찾나 싶었다. 또 얼마가 지났을까? 한 할아버지께서 양손에 지팡이를 들고서 가게 쪽으로 오셨다. 추측에 아까의 할머니가 찾던 분이리라 생각하고, 아까 할머니가 찾으시던데요? 하고 물으니, 알아 알아... 하셨다. 보니 아까 할머니가 뒤로 한두 걸음 떨어져 오고 계셨다. 어찌 되었든 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