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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출장 - 티렉스의 음악을 들으며 간장 비빔밥을 먹다 그러니깐 아내가 곁에 없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아침에 출근을 하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키면 내가 빠르기는 하지만 얼마 안있어 아내도 자기 회사에서 메신저 로그인을 한다. 비록 용건이 있을 때만 말을 걸지만 어딘가 가까운 곳에 있는 듯 했다. 업무가 끝나고 별일이 없으면 바로 집에 가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으로, 그래도 십수년을 어쨌든 사람을 만나고 다녔으니 친구들이라도 만나게 되는 날이면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때도 아내는 10시부터 전화를 하기 시작하여 30분 간격으로 마치고 들어올 것을 종용하고는 한다. 어떤 때는 아내가 지쳐 잠들기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열두시 쯤이면 집에 들어가게 된다. 아내는 삐쳐있거나 잠들어 있거나지만 그 감정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이 .. 더보기
다시, 사춘기...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가장 기분이 나쁘고 건드리기 곤란한 놈은 인중에 난 것으로 제대로 여물지 않으면 손대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창피한 생각이 든다. 누가 보기 전에 없애야 하는데... 여드름 때문에 예민해진 것인가? 가요든 팝송이든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노래를 들으면 죄다 내 이야기 같다. 만남에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그 순간순간이 마치 어제라도 겪었던 내 이야기만 같아서 하루에도 감정기복이 지하 주차장에서 13층 옥상까지 오락가락한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순식간에 어느 사람과 사랑에 빠질수도 있다. 그러다 남는 것이 나라면 많이 아플 것이다. 내가 아프다고 다른 누구를 버릴 수는 있는 것인가? 하루에도 만남과 이별을 수십 .. 더보기
출근길에 본 닮고싶은 그의 표정 토요일이지만 근무일이다. 그래도 평소보다는 여유있는 출근길.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서 가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버스 한 번에 오는 것이 맘도 몸도 편하다. 정거장에 도착한 버스는 702번. 남대문시장에서 내려 걸어가면 될 법 하다. 어차피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이니깐. 버스는 응암역을 지나 은평구청을 지나 서대문을 지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대문시장에서 회사로 가는 길보다는 정동길이 낫겠다... 아니 나아도 훨씬 낫겠다 싶다.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카드를 찍었다. 아침의 정동길은 정말 한가하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나뭇가지도 앙상하게 추운 느낌을 전하고 있지만, '정동길'이란 이름이 주는 느낌은 왠지 추워도 춥지않다. 정동길을 들어서면 그다지 크지는 않은 성당을 하나 본다. 사실 성당인지.. 더보기
태용이형에게 레몬때문이다. 아침에 찔끔, 출근길에 누군가는 보았을 내 눈물은... 레몬때문이다. 레몬은 구연산을 지 몸의 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과일로 무지 시다. 그 신 맛을 담은 음료를 난 오늘 전철역옆의 편의점에서 사서 헐렁한 코트 주머니에 끼고 목이 탈 때마다 한 모금씩 들이부었다. 그 생경스러운 신맛은 눈을 깜짝거리게하고, 적어도 한 번은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레몬때문이다. 레몬을 아주 조금은 먹었을 눈물은 적당히 짭잘하다. 그가 나를 보고 친구란다. 나보다 네살이나 많은 그는 나와는 대학동창이다. 나는 그보다 한 발 먼저 야학이란 곳에 들어섰지만, 그가 더 그곳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는 남았고 나는 떠났다. 한참을 떠나서 있다가는 가끔은 그를 만났다. 내가 그를 부르는 일은 없었는데, 고맙게도 그는 사.. 더보기
아버지의 정원 아버진 어머니와 시골에 계신다. 시골에 내려가신 지는 아직 10년이 안되었던가... 본래 처가집인 천안 광덕에서 아버진 '기러기'로 알려진 머스코비라는 식용조류를 키우셨다. 헌데 짐승 키우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또 잘 키웠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든 팔아야 먹고 살 텐데, 판로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결국 몇 번의 폭설과 부화장의 화재로 기러기 농장을 접으셨다. 그리고 몇년은 삼백초 같은 약초와 고추 같은 농작물을 키우기도 하고 간간히 동네 땅을 소개해주고 구전을 받기도 하셨다. 요즘은 딱히 농사도 다른 소일거리도 없다보니 얼마전부터 틈틈히 가꿔놓은 정원에 동물상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개집 옆에 만들어 놓은 개. 얼마전 특정 종교의 사람들이 왔다가는 이 개상을 보고 마당.. 더보기
일상다반사, 어제의 주행기(酒行記) 소주사줘... 친구의 메신저가 또로롱 올랐다. 1차만 한다면... 나는 답했고, 이후 저녁이 되어 녀석과 만났다. 뭐 먹을까? 종로3가에 수육전골이 있고, 다동쪽 가면 스테이크에 소세지 볶어주는 곳이 있어, 아니면 청파동에 돼지막창 파는 곳이 있는데, 너 대구막창 먹어봤니? 난 안먹어봤는데 먹어보고 싶다. 뭐 멀리 가기 그러면 저쪽으로 가면 감자탕 파는 곳도 있어. 뭐 먹을까... 니가 골라라. 난 수다스럽게도 녀석에게 제안을 했고, 녀석은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수육전골 먹으러 가자. 했다. 종로로 가려면 전철을 타는 것이 편했다. 근데 녀석은 걸어가자 한다. 종로까지? 그랬더니 뭐 멀지도 않잖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 뭐, 그러자. 해서 둘은 시청에서 종로까지 걷기로 했다. 지하보도로 가려는 .. 더보기
거미, 집을 보수하다 언제부터 이런 노란 거미가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릴 적에 이런 거미는 보지못한 것 같은데 말이지... 그저 시커멓거나 작그마한 거미들이었는데... 이렇게 컬러풀하고 큰 거미는 본 기억이 없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아버지가 시골로 내려오고 다시 이곳을 찾기 시작한 때부터 보인단 말이지...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내 어릴 적엔 본 기억은 없어... 없어... 그랬거나 말거나 거미는 비가 그치고 늦지만 더운 햇볕이 나자 집을 보수하기 시작했어... 열심히 똥꼬에서 실을 뽑아서 말이지... 더보기
영차 영차... 영차 영차... 내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있을 것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