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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기억을 먹는다

비빔이냐 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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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고민 있잖은가... 중국집 가서 짜장 먹을라 그러면 짬뽕이 먹고싶고 그래서 짬뽕 시킬라 그러면 짜장이 먹고 싶어지는... 그래서 나온 것이 짬짜면이지만... 사실 이마저도 잘 안 시켜먹고 여전히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고민하기가 십상이다. 왜? 사실 짬짜면은 쫌 없어보인다. ^^;;

그런데 빈도를 보자면 짜장면인 단연 앞선다. 짬뽕의 얼큰한 맛은 짜장에서 느낄 수 없는 후끈함을 느끼게 하지만, 그 달작지근한 춘장과 고소한 돼지기름의 맛은 7대 3정도는 짜장면의 손을 들어주게 한다. 게다가 난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 그래서 가끔은 짬뽕이 무섭다.

이러한 고민은 국수나 냉면에도 이어진다. 언제부터 생긴 습관인지는 모르지만 고기를 먹고나면 으레 냉면을 먹게 되는데, 짜장이냐 짬뽕이냐의 고민에 필적할 만하지는 않지만, 나름 고민거리가 되는지라... 이를 주문받을라치면 잠깐이라고 갈등을 겪는다. 해결책은 다른사람을 비빔냉면을 주문하게 하고 난 물냉면을 주문하는 것이다. 대개는 그렇게 하면 둘 다 맛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국수에 있어서는 내게는 늘 물이 먼저다. 본래 땀도 많고 물을 많이 먹는지라 그런 것인지, 냉면도 물냉면, 국수도 잔치국수나 김치말이 국수가 더 좋다. 그렇다고 뭐 비빔국수를 안먹는 것은 아닌데... 식당에서 먹게 되면 늘상 물에 빠진 국수를 먹게 되는 것은 시원한 국물의 맛을 져버리지 못하는 까닭일 게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아내는 늘 비빔이다. 냉면을 시켜도 비빔이고, 국수를 시켜도 비빔이다. 하다못해 여름이면 찬장에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도 비비는 비빔면을 쟁여두고 산다. 또 가끔은 그걸 내게도 못먹여서 안달이다. 아침이고 저녁이고 수시로 먹는 이 비빔면... 여름과 그 가까운 계절에만 통한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물론 비빔면이나 비빔냉면, 비빔국수를 안먹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는 오히려 국물 내기가 번거로우니 아예 비빔국수가 편하기도 해서 가끔 해먹는다. 그래 문제는 국물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문득 생각이 난 것이 집에 있는 멸치를 푸욱 끓여 국물을 내어 식혀서 얼려놓든지 냉장 보관을 하여 소면에 부어 먹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아, 정말 이 생각을 왜 진작에 안했을까... 아... 당장 국물 내러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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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엔 그냥 가쓰오부시 국물에 중면 말아먹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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